[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최근 한샘(009240)의 주가 하락이 심상치 않다.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데다 정부가 대출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한샘의 성장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잇달아 목표가를 낮추면서 올 하반기 이후에나 성장 기대감이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2월4일 연중 최고치 30만5000원을 기록한 뒤 2개월 만에 31.8% 급락했다. 이 기간 기관 투자가는 누적 순매도 53만주를 기록했다. 주당 평균 매도가격은 23만6540원으로 총 1273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전날 한샘은 지난 1분기에 매출액 4162억7800만원, 영업이익 293억80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8%, 5.4% 늘어난 규모다.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지만 투자자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데는 부족했다.
한샘은 지난 3년간 순이익이 연평균 40% 이상 증가한 성장주였다. 덕분에 주가는 2012년 말 1만8550원에서 지난해 8월 34만7000원으로 18배가량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주가도 주춤한 상태였다. 올해 다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로 올초 반등을 이어갔으나 1분기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샘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각각 6%, 15% 밑도는 규모”라며 “인테리어 부문 가운데 이익률이 낮은 온라인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1분기 부진에 이어 앞으로도 영업 환경이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주택 거래량은 올해 들어 급감했다. 2014년과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전년 대비 각각 18.0%, 18.8% 늘었지만 올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감소했다. 주택 거래량은 리모델링 수요에 영향을 주는 변수 가운데 하나다. 다음달 말 한샘이 서울 상봉에 직영점을 개설하면 마케팅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전망은 밝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이 올 상반기 쉬어갈 수 있어도 성장 한계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2020년까지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18%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장성 둔화는 한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으로 포화상태에 달하면 거론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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