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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첫 비행 70일만에 축하행사…10여회 추가 비행 후 '출생신고'

김관용 기자I 2022.09.28 16:55:08

국방장관 주관, KF-21 최초 비행 성공 기념행사
이종섭 장관 "北 위협 억제하는 데 큰 역할 기대"
랜딩기어 접고 비행하는 장면 첫 언론 공개
초기 건전성 시험 완료…속도·고도 확장 시험 中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최초 비행 성공을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28일 경남 사천 소재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열렸다. 지난 7월 19일 시제 1호기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후 70여일 만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강구영 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KF-21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도 무함마드 헤린드라 국방 차관을 비롯한 정부 대표단도 함께 했다.

KF-21이 지난 7월 19일 최초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사진=방위사업청)
지난 첫 비행 성공 당시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실 관계자나 국방부 장관, 방사청장, 국방과학연구소장 등이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한바 있다. 비행 성공 후 6시간이 지나서야 대통령실은 “자주 국방으로 가는 쾌거”라며 “우리 방산 수출 확대의 전기가 마련됐다. 개발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당시 정부 당국은 “통상 최초 비행은 해외 사례도 그렇고 우리 T-50 개발 때도 그랬고 개발진과 실무진 위주로 최소 범위로 참관한다”면서 “임무에 전념해야 되고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참관 범위를 넓히는 게 오히려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첫 비행은 주요 직위자들의 참관을 배제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항공기가 첫 비행에 성공했다는 건 ‘완성’이 아닌 새로운 시험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즉, 안전한 비행과 이·착륙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본격적인 성능 검증이 이뤄진다. 첫 비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시험비행에서 문제나 결함이 나타나 실제 양산되지 못한 기종들도 있었다. KF-21이 2026년까지 2000회가 넘는 소티(비행횟수)의 시험비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다. 이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양산 계약 체결 후 공군에 전력화 될 수 있다.

KF-21이 지난 7월 19일 최초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사진=방위사업청)
이 때문에 첫 비행은 대개 조용히 치러진다.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나 F-35의 첫 비행에도 주요 직위자들이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초음속 훈련기인 T-50 골든이글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2년 8월 20일 첫 비행이 이뤄졌지만, 10차례 넘게 시험비행을 마친 2002년 10월 30일 국방부 장관 주관의 축하행사를 열었다. 이후 2006년 4월 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T-50 양산 1호기 출고식이 개최됐다.

강구영 KAI 사장은 “첫 비행한 비행체를 항공기라 하지 않고 날틀이라 하는 것은 아기가 태어날 때 100일이 돼야 비로소 인간으로 태어남을 축하하는 것과 같다”며 “KF-21은 지난 7월 19일 이후 10여회의 어렵고 위험한 시험비행을 거쳐 오늘 비로소 항공기로의 첫 비행과 함께 장관님께 출생신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KF-21이 미래전장을 지배하는 영공수호의 주역이자,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F-21이 지난 7월 19일 최초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사진=방위사업청)
특히 KF-21은 이날 성공 축하행사에서 랜딩기어를 접고 비행하는 장면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초도 비행 당시에는 이륙 이후 랜딩기어를 접었다가 혹여나 착륙할 때 펴지 못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편채로 비행했었다. T-50의 경우에도 초기 비행에선 랜딩기어를 접지 않고 날았다.

KF-21은 현재 시제 1호기를 통해 초기 건전성 시험을 완료하고 영역 확장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항공기와 각종 센서류가 서로 안전하게 상호 작동·운영되는지를 확인한 후 현재 속도와 고도 등을 높여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행시험은 초기건전성, 영역 확장, 성능 검증, 무장적합성, 군운용적합성 등으로 구성돼 단계별로 성능을 확인하고 검증한다. 시제 2~6호기는 올해 10월부터 순차적으로 비행시험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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