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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공룡 배달앱 사업자들의 출혈 경쟁으로 더욱 높아진 시장 장벽, 미미한 가맹점 확보, 낮은 소비자 인지도 등의 삼중고로 영업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9월부터 사업을 시작해도 시와 협약을 맺은 중소 배달플랫폼 16개사 중 절반도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소 배달앱·영세 소상공인 지원하지만..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다음달 1일부터 중소 배달플랫폼(배달앱)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 업체에게 2% 이하의 저렴한 중개수수료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제로배달 유니온`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서비스는 높은 배달 중개수수료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배달 플랫폼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제도로, 박 전 시장이 지난 6월 국회를 방문해 배달플랫폼사, 소상공인 단체와 직접 협약을 맺고 ‘지역화폐 전용 배달앱 도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를 요구할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챙긴 정책이다.
이 제도로 시와 제휴를 맺은 16개 배달앱에서는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결제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배달앱에 제로페이 결제방식만 새로 추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던 앱 그대로 사용·결제할 수 있다. 총 120만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보유하며 보편적 결제수단으로 떠오른 서울사랑상품권의 사용처를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확대한 것.
중소배달앱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한 띵동은 지난 10일부터 제로배달 유니온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가맹점에는 광고비·입점비 무료, 국내 최저 수준의 2% 주문 수수료 내걸고 서울 전역에서 배달음식 중개에 나섰다. 이는 광고·수수료를 합한 배달 중개수수료 부담이 기존 6~12%에서 2% 이하로 약 4~10%포인트까지 뚝 떨어진 수준이다.
띵동 관계자는 “이미 7~10% 선할인이 반영된 서울사랑상품권의 배달앱 사용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할인 혹은 캐시백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도 기존보다 최대 20% 저렴한 가격에 배달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과점된 배달앱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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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콜센터 없는 곳도…수천 곳 확보해야 영업 가능
현재 시와 협약을 맺은 제로배달 유니온 참여 사업자는 총 16곳. 이들 업체들은 많게는 1만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 가맹점이 한자릿수 대에 그칠 정도로 영업 환경이 열악한 곳도 있다. 이 때문에 사업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와 제휴를 맺은 사업자 중 심지어 가맹점이 아예 없거나 직원 수가 부족해 주문을 받는 콜센터를 운영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리 낮은 수수료를 제공한다고 해도 시장 지배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과연 소비자들이 해당 배달앱을 선택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는 중소 배달 플랫폼사의 가장 큰 어려움인 가맹점 확보를 위해 25만 개에 이르는 서울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중소 배달 플랫폼사 중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하면 가맹 가입과 배달앱 프로그램 설치 등을 지원할 정도로 이점이 있지만, 아직 홍보가 널리 되지는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적어도 수천개 이상의 가맹점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한 만큼 남은 시간 가맹점 확보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룡 배달앱들이 잇따라 배달비 인상 경쟁에 나서는 등 출혈 경쟁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 배달 배달플램폼사 입장에서는 배달 라이더(기사) 확보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 요기요 등 배달앱시장 상위업체들이 잇따라 배달비를 인상하자 비싼 배달료를 제공하는 업체가 아니면 주문을 픽(선택)하지 않는 기사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소 배달앱사들에게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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