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쓰오일은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구축한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아민 H.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사장 등 업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원 투자로 화제를 모은 이번 시설은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인 사우디아람코가 에쓰오일의 단독 대주주가 된 후 국내에 처음으로 진행한 대규모 투자다. 한국과 사우디간 경제협력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을만한 투자다. 이날 사우디아람코의 오너격이자, 사우디 정부의 실세인 왕세자가 직접 방한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에 준공된 시설은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처리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연산 40만5000톤), 산화프로필렌(연산 30만톤)을 만든다.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은 “국내 정유 · 석유화학 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43년 전 작은 정유사로 출발한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하류부문에 본격 진입하는 혁신적인 전환을 이루게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한국 정부와 울산시, 대주주 사우디아람코, 열정과 헌신을 쏟은 에쓰오일과 협력업체 임직원에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의 고도화비율은 기존 22.1%에서 33.8%로 증가해 국내 최고 수준에 달하게 됐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을 재처리해 고부가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비율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특히 에쓰오일이 이번에 도입한 ‘잔사유 분해시설’(HS-FCC)은 사우디아람코와 킹파드 석유광물대학교가 주도해 JX닛폰, 악센 등과 개발한 신기술로, 에쓰오일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동시에 벙커-C유,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저렴한 중질유 제품 비중도 기존 12%에서 4%대로 낮춰 수익성을 높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비중이 지난해 8%에서 13%로 확대돼 핵심사업 분야에서 사업다각화를 실현했고 올레핀 제품이 종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37%까지 올라섬에 따라 파라자일렌(46%), 벤젠(17%)과 함께 석유화학사업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에쓰오일과 사우디아람코의 협력도 강화된다. 양사는 지난 25일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해 에쓰오일의 스팀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골자다. 스팀크래커를 통해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톤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고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통해서는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2단계 투자 규모는 5조원 수준이었지만 이번에 7조원 규모로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향후에도 석유화학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사우디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도입하는 등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단행함으로써 아로마틱, 올레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정유·석유화학업계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