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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에 앞서 6시부터 진행된 기념식에 신 전 사장이 제일 먼저 도착했다. 이어 입장한 이 전 행장이 신 전 사장에게 먼저 다가가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잘 지내셨습니까?”하며 인사를 건넸다.
신한사태에서 신 전 사장의 대척점에 있었던 이 전 행장이었지만 최근 법원 판결과 신한금융지주의 스톡옵션 지급 결정 등으로 마무리되는 상황인 만큼 90도로 인사하면서 깍듯하게 선배대우를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신 전 사장은 “이게 누구야, 잘 지냈어?” 하면서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은 채로 계속 대화를 나눴다.
뒤늦게 도착한 라 전 회장이 입장하자 이번엔 후배인 신 전 사장이 일어나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 라 전 회장 역시 “인사 좀 하고 살지”라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신 전 사장은 “제가 좀 바쁘잖아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한금융지주 주주들까지 대화에 끼어들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졌다. 대화 하는 내내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은 악수한 손을 잡고 있기도 했다.
이들이 만난 건 지난 2011년 이희건 명예회장 작고 이후 처음이다. 이희건한일교류재단이 신한금융그룹 전·현직 임직원을 모두 초청했고 신한사태 주역 3인방이 모두 응하면서 만남의 자리가 마련됐다.
경영권을 두고 다툼이 벌어져 고소고발로 번졌던 신한사태는 올해 3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데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5월 정기 이사회에서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에게 각각 20만8540주, 5만2969주의 스톡옵션 행사를 허용키로 하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는 신 전 사장에 대해 대법원에서 횡령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위법행위 발생시점인 2008년에 부여된 2만9138주에 대해서는 지급을 보류키로 했고, 신 전 사장은 금전적인 부분보다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신 전 사장은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의례적인 인사였다고 평했다. 그는 “먼저 잘못했다 잘했다를 떠나서 고객들, 주주들에게 과거에 잘못했다는 그런 사죄의 표명이 있어야한다”며 “(사죄가) 진정성 있는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