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이와 관련된 미래형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자력계에선 4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 개발을 2028년까지 마쳐 파이로프로세싱과 연계한 ‘핵연료 순환형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전세계적으로 SFR 등 고속로 건설에 대한 기술력이 아직 확증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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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R은 기존 원전과 다르게 높은 에너지의 고속 중성자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킨다. 냉각재 역시 물이 아니라 소듐(Na·나트륨)을 사용한다. 핵폐기물이 파이로프로세싱으로 우라늄과 초우라늄(풀루토늄 등 포함) 등이 섞인 핵연료가 되면 SFR에 태워서 크게 줄일 수 있다. 즉 SFR은 파이로프로세싱을 위한 전용 원전인 셈이다.
원자력연은 이번 협정에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개발의 전반부 과정을 허락받은 만큼, 이와 연계된 SFR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개발에는 원자력연을 중심으로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 등이 참여한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ANL)와는 설계코드 등을 공동 연구한다.
원자력연은 현재 SFR에 대한 개념설계를 마쳤으며 올 연말 규제당국에 사전 안점성 검토보고서를 제출해 인허가 과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어 2018년까지 핵연료 없는 모의 고속로 2기를 건설하고, 2022년 150MWe급의 실제 원자로에 대한 건설허가를 받은 뒤 2028년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SFR은 반응성이 매우 높은 소듐의 특성상 최악의 경우 원전이 폭발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아직은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가장 앞선 국가는 인도와 러시아로 현재 실증용 원자로를 가동하는 수준이다.
마쓰이 카주아키 일본 에너지종합공학연구소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과 일본, 프랑스는 2020년까지 각 국가별 4세대 원전의 실증모델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일본과 미국은 포기했다”며 “나는 차세대 원전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고 비판적 입장이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기술 문제는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술적 문제보다는 국가와 사회의 필요가 4세대 원전의 건설 및 사업일정을 좌우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가 “2055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 시설을 마련”을 권고했는데, 이를 위해선 핵폐기물 처리문제에 대한 정부 정책이 그 전에 최종확정되야 한다.
박 단장은 “사용후핵연료 처분에 대한 정부정책이 확정되려면 사회적으로 많은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이 때 파이로프로세싱과 SFR로 인한 혜택(핵폐기물 감소)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정책에서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을 골자로 한 핵연료 순환형 시스템이 채택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SFR 외에 다른 대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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