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시기를 1년 반 늦추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또한 이러한 입장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기 위해 중의원을 21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치른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은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지 못했다는 걸 보여줬다. 소비세를 다시 올린다면 디플레이션 탈출 노력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7일 발표한 일본 3분기 GDP 잠정치는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GDP는 연율 기준으로 1.6% 감소한 것이다. 일본정부가 지난 4월 소비세를 올린 뒤 GDP가 2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일반적으로 GDP가 2분기 이상 감소하면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집권 이후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경제가 다시 얼어붙은 것이다. 아베 정부는 3분기 GDP 실적을 본 뒤 소비세율 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결국 GDP 실적이 시장전망을 크게 밑돌자 소비세율 인상 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제시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본 정부도 추가적으로 나랏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규모는 3조엔(약 28조2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방을 지원하는 ‘총알’ 역할을 한다.
야당에서는 아베 정권이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총선을 치러 집권을 연장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겨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의원이 해산되면 다음 달 2일 중의원 선거를 공시하고 같은 달 14일 투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소비세율 추가 인상은 예정보다 1년6개월 늦은 2017년 4월에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