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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달러·파운드 환율은 지난 25일 기준 1.5달러를 기록했다. 리시 수낙 영국 신임 총리 취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24일 1.13달러에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연초 1.34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1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한 탓에 대부분의 원자재·중간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영국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확대했다. 하지만 유독 스카치위스키 업계는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영국에서 생산하는 스카치위스키의 90%가 해외로 수출되는데, 저렴해진 가격에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스카치위스키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0.5% 급증했다.
다른 산업과 달리 수입품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증류한 위스키를 보관하는 오크통을 미국 등지에서 수입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생산 원료가 영국 내에서 조달된다.
스코틀랜드 아르비키 증류소의 공동 설립자 존 스털링은 뉴욕타임스(NYT)에 “의심할 여지 없이 파운드화 가치 하락이 수익률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스카치위스키 업계도 영국의 경제위기를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된다. 성장세에 힘입어 과도한 자금을 차입한 증류소들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달에 이어 연속으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현재 영국의 기준금리는 2.25%에 달한다.
아울러 제조 과정에서 석탄 등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스카치위스키 협회가 지난 8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증류소의 3분의 1은 에너지 비용이 2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