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23일 ‘빅3’(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불출마 주장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보도와 관련해 곤혹을 치렀다.
안 지사와 가까운 박수현 새정치연합 의원이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빅3 불출마 촉구 30인 서명에 참여한 것을 설명하면서 안 지사도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한 발언이 언론보도로 나가면서부터다.
안 지사가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릴 만큼 원조 친노(친노무현)이고, 새정치연합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친노계 내부 차기 구도를 놓고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안 지사가 관련 내용을 부인하면서 논란이 잦아드는 모습이다.
안 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남긴 글에서 “저는 어떤 입장도 말한 바 없다”며 “오보일 뿐이다”고 밝혔다. 당내 한 친노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 지사가 그런 말을 했다는 박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안 지사는 당의 새로운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전당대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박 의원이 30인의 불출마 서명에 동참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단은 박 의원의 언론인터뷰 내용이다. 사회자가 빅3 불출마 요구와 관련해 ‘안 지사와 공감대를 형성했느냐’고 묻자 박 의원이 “평소에 안 지사도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을 여러차례 들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통화에서 “전후맥락을 보면 당의 전당대회가 당원이나 국민 입장에서 좀 더 역동성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일반론적인 내용이었다”며 “안 지사는 (빅3 불출마에 공감한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빅3 불출마를 촉구한 30인의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했지, 그것이 불출마 촉구 서명인지는 몰랐다”며 “당의 대변인으로서 그런 서명에 동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당 관계자는 “안 지사가 박원순·문재인·안철수와 함께 차기 주자의 반열에 올라있는 상황인데, 빅3 불출마에 공감했다면 이는 차기 구도를 놓고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그만큼 안 지사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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