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북한이 최근 4차 핵실험 준비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정보 당국의 경고 이후 한반도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지만 막상 북한이 엇갈리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보내고 있다. 과연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할까.
북한이 실제 4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란 관측은 1~3차 핵실험 때 보인 패턴과 이번의 양상이 비슷하다는 점, 풍계리 핵실험장에 다양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또 북한이 기술적으로 당장에라도 핵실험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정부 판단도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 “정치적 결정만 있으면 언제든 기술적으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 따른 것이다.
반면 북한이 이와는 상반된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핵실험을 위장, 긴장국면을 조성하고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위로 전통문을 우리측에 보내왔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묻는 ‘공개 질문장’을 발표하는 등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계하면서도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핵실험을 위장한 기만일 가능성도 우리 군은 염두를 두고 있다”(김민석 대변인)는 입장을 밝힌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 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25~26일)을 앞두고 핵실험을 가장해 위기감을 조성, 미국측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재영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과 미국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촉구성 시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북한이 공개질문장을 보낸 것 역시 ‘유화제스처’로 위장해 우리의 정세 판단을 흐리게 한 후 핵도발을 하는 또 다른 기만전술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실제 4차 핵실험이 감행되지 않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이후 더욱 북한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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