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용인서부경찰서는 이 모(56) 씨를 살인 및 존속살해 혐의로 오는 24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14일 오후 용인 수지구 상현동 아파트 자택에서 80대 부모와 50대 아내, 10~20대 두 딸 등 가족 5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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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사업을 하던 중 계약자들로부터 ‘사기 분양’으로 고소당해 엄청난 빚을 지고 민사 소송까지 당하는 처지에 몰렸다”며 “가족들에게 채무를 떠안게 할 수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광주경찰청에 이씨를 상대로 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였지만, 경찰은 부모와 처자식을 모두 살해할 정도의 범행 동기인지 등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씨의 범행 수법도 치밀했다. 유학 중이던 딸까지 귀국시킨 이씨는 떠먹는 요구르트에 수면제를 타 가족에게 먹인 뒤 잠든 틈을 타 살해했다.
전문가들 역시 “수면제를 모아 투약 방법까지 계획했다는 건 극도로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과정”이라며 이는 ‘극단적 선택’이 아닌 ‘명백한 계획범죄’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오전 9시께부터 2시간여에 걸쳐 이씨의 심리상태와 경향 등을 분석하기 위한 프로파일러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 진행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범행 동기로 사업 실패 외 다른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다. 관련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