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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퇴진' 강방천,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감원 제재 받나

김인경 기자I 2022.07.29 16:42:39

가치투자 1세대 매니저 강방천 에셋플러스운용 회장
금감원 "단순 자금 대여 아니다…차명투자 제재 진행"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가치투자 1세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 과정에서 차명을 통한 자기매매가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고, 제재 수위를 논의 중이다.

금감원은 강 회장이 공유오피스 운영업체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한 후, 법인 명의로 자산운용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를 ‘차명투자’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오피스 운영업체인 원더플러스는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2대주주로 강 회장의 딸이 올라가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는 끝났고,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하반기 중 금융위원회에 제재안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오피스업체에 자금을 대여해준 것만으로 자기매매라 판단한 것이 아니며 단순 자금대여가 아니라는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원더플러스에 자금을 대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연 4.6%의 이자에 근거해 빌려줬으며 이자 수익도 국세청에 모두 신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과 나는 차입자와 자금대여자의 관계일 뿐, 100% 대주주라 해도 그 회사의 자산을 모두 가질 수 없다”면서 “대주주란 이유로 합법적인 자금 대여를 자기매매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라고 해명했다.

에셋플러스운용은 지난해 10월 금감원의 정기검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검사 이후 결과를 수령하지 못했고, 제재와 관련한 내용도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또 법무법인 계약을 체결한 것 역시 사실이지만 지난해 정기검사를 위한 체결일 뿐, 강 회장의 제재를 위해 체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강 회장은 내달 열리는 임시 이사회와 주총에서 현재 맡고 있는 등기이사와 회장직을 모두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이 그동안 맡아왔던 운용총괄(CIO) 업무는 지난 20여 년 간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온 정석훈 전무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또 새로운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강 회장은 문자를 통해 “이제부턴 운이 아닌 능력을, 끼 있는 후배들과 다시 키워 더 깊고 더 멀리 보는 영원한 펀드매니저가 되고자 한다”면서 “멋지고 늘 남들과 다른 해석의 정신으로 무장한 에셋플러스 펀드매니저를 곁에 두고 떠나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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