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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같은 날 악재 소식…수주전선 '이상 무'

남궁민관 기자I 2018.03.27 17:04:37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드릴십 모습.대우조선해양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해 수주확대 훈풍을 누리고 있는 국내 조선 빅3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해양플랜트 수주와 관련 악재 소식을 전했다. 다행히 이번 악재가 각사에 미칠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최근 조선업황 회복세를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은 중동 석유회사와 하자보수 청구 분쟁에 휘말렸고, 삼성중공업(010140)대우조선해양(042660)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시추전문업체 시드릴로부터 수주한 드릴십 계약이 해지됐다. 다만 이번 악재가 각사에 미칠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카타르 바르잔가스컴퍼니가 국제상업회의소(ICC)에 26억달러 규모 하자보수 청구 중재를 신청한 사실을 통보했다고 26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바르잔 해상의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해양플랜트 설비인 플랫폼 탑사이드 거주구 및 파이프라인 등을 제작·설치하는 공사를 수행했다. 해당 공사는 2015년 4월 완공됐지만 이후 가스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현대중공업는 하자보수를 위해 지속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돌연 바르잔가스컴퍼니가 거액의 중재를 신청한 것.

중재에서 현대중공업의 승소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당 공사의 초기 계약금은 8억6000만달러 수준인데 바르잔가스컴퍼니가 이번 중재를 통해 요구한 배상금은 이보다 3배가 많은 26억달러에 이른다”며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무리한 수준으로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하자의 주 원인은 발주처가 제공한 설계에 있었으며, 하자가 발생한 구간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같은 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시드릴과 맺은 드릴십 건조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시드릴은 2013년 7월 삼성중공업에 10억4000만달러 규모 드릴십 2척, 대우조선해양에 11억달러 규모 드릴십 2척을 각각 발주했다. 하지만 해당 회사는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채무 개선을 위해 양사와 체결한 선박에 대한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양사는 선수금 30%를 모두 몰취했으며, 오는 5월28일까지 시드릴에 우선 독점협상권을 부여해 드릴십 매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한 내 매각이 불발될 경우 양사 자율적으로 재매각이 가능하다. 양사는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주가 이뤄진 2013년 대비 현재 드릴십의 가격이 매우 낮아진 상황으로 선수금 몰취 및 재매각에도 다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쌓아놓은 충당금을 덕분에 재무적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2년이 넘도록 진행된 인도 지연 및 발주취소 등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 차라리 이번 계약 취소는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조선 빅3는 올해 수주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잇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23억달러(31척)을 수주하며 올해 수주목표 132억달러의 17.4%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12억1000만달러(12척), 대우조선해양은 15억5000만달러(12척)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목표 82억달러의 14.8%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73억달러의 21.2%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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