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밴사 입지 줄어든다…밴수수료 줄어들듯

김동욱 기자I 2015.11.02 15:25:06
[이데일리 김동욱 정다슬 기자] 정부와 새누리당이 2일 카드수수료율을 대폭 내린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줄어든 점을 수수료 원가를 산정할 때 가장 먼저 반영했다. 정부와 카드업계는 지난 2012년 원가를 바탕으로 수수료율을 매기는 새로운 수수료 산정 방식을 도입하고 3년에 한 번씩 원가를 재산정하기로 했다. 원가에는 조달비용을 비롯해 대손비용, 마케팅비용, 밴수수료, 일반관리비 5가지가 포함된다.

정부는 원가 산정 때 미래의 밴수수료도 반영했다. 지난 7월부터 밴사가 대형가맹점에 계약을 조건으로 대가를 주는 행위가 완전히 금지된 만큼 추후 밴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이를 수수료 원가에 선반영한 것이다. 그동안 밴사들이 대형가맹점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무리하게 리베이트 경쟁을 벌이면서 밴수수료는 수년간 인하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밴사에 밴수수료를 지급하는 카드사는 밴수수료 비용을 카드수수료에 반영해 결과적으로 밴수수료가 내려가지 않으면 카드수수료를 내리기 어려운 구조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과장은 “밴수수료는 지난 3년간 변동이 없었지만 앞으로 리베이트에 대한 규제로 밴수수료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원가에 미리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밴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내년 상반기 관련 법을 고쳐 밴사의 리베이트 금지 대상을 현재 연매출 1000억원 이상 가맹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부 대형가맹점이 매출 1000억원 이하의 계열사를 동원해 리베이트를 주고받는 등 법에 허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밴사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연매출 10억원 이상 가맹점에 계약을 대가로 단말기를 포함해 리베이트를 주는 행위가 완전히 금지된다. 정부는 밴사들의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지면 밴수수료가 내려가면 카드사도 카드수수료를 내릴 여력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밴사들의 입지는 앞으로 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으로 5만원 이하의 무서명 거래를 확대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카드사와 가맹점 간에 별도의 계약을 맺어야 무서명 거래를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카드사의 통지 만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카드거래 때마다 발생하는 매입전표를 거둬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밴사로선 앞으로 수입원이 점점 더 사라지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결제 시스템이 점점 발전할수록 밴사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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