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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형 뮤지컬이 두 아이돌 가수에게 일으킨 변화

김현식 기자I 2025.02.20 14:48:03

뮤지컬 '천개의 파랑' 주연 진호·효정 인터뷰
동명 소설 원작…로봇·동물·인간 연대 그려
진호 "딱딱했던 성격 바뀌고 감정 표현력 좋아져"
효정 "일찍 하늘로 떠난 父…결핍 꺼내는 법 배워"
22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서 재연 공연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작품에 다시 참여하게 돼 행복해요.”

뮤지컬 ‘천개의 파랑’에 출연하는 오마이걸 효정(왼쪽)과 펜타곤 진호(사진=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뮤지컬) ‘천개의 파랑’에 재합류한 진호와 효정은 2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진행한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같이 입을 모았다.

‘천개의 파랑’은 2035년 한국을 배경으로 경마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수 로봇 콜리가 연구원의 실수로 학습용 휴머노이드 칩을 품은 이후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천선유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로봇 콜리와 안락사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로봇 연구원이라는 꿈과 멀어진 17세 소녀 연재의 연대를 따뜻하게 그린다.

진호와 효정은 지난해 5월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초연에서 각각 콜리와 연재 역을 소화했다. 두 사람은 오는 22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재연에서도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올라 관객과 만난다.

진호는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초연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재연을 올리게 됐다”며 “작품에 다시 참여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분들에게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효정은 “‘천개의 파랑’은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라면서 “연출적으로 한층 더 디테일해진 무대에서 초연 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천개의 파랑’ 2024년 공연 사진(사진=서울예술단)
‘천개의 파랑’ 2024년 공연 사진(사진=서울예술단)
‘천개의 파랑’ 관극 포인트는 공연용 인형인 ‘퍼펫’으로 제작한 로봇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가 무대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콜리를 연기하는 배우는 인형술사인 ‘퍼펫티어’들과 함께 퍼펫을 조종까지 겸하며 연기와 노래를 선보여야 한다.

2013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오른 진호는 “작품에 처음 합류했을 당시엔 ‘퍼펫’이라는 용어조차 몰랐다”며 “‘퍼펫’과의 동기화가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초연 땐 ‘퍼펫’ 완성본이 개막 일주일 전쯤에야 완성돼 동기화가 어려웠다”며 “이젠 ‘퍼펫’을 다루는 일이 익숙해진 만큼 기존보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휴머노이드 칩을 통해 점차 마음의 눈을 뜨게 되는 로봇의 감정을 연기하면서 실제 성격이 한결 밝아졌다는 언급도 했다. 진호는 “원래 성격이 딱딱한 편이었는데 콜리를 연기하면서 저의 마음도 열렸다. 덕분에 사람들과 대화할 때 기쁨의 감정 등을 표현하는 게 편해졌다고 느끼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천개의 파랑’ 콜리 역의 진호(사진=서울예술단)
‘천개의 파랑’ 연재 역 효정(사진=서울예술단)
‘천개의 파랑’으로 뮤지컬계에 데뷔한 효정은 아이돌 지망생 시절의 경험을 돌아보며 로봇 연구원 면접에서 떨어진 뒤 방황하는 캐릭터인 연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효정은 “외모가 갖춰지지 않은 채로 대형기획사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제 노래를 5초만 듣고는 더이상 듣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의 벽을 체감했다”며 “그때 느낀 감정을 연기에 반영했고, 연습생 시절 실패 경험도 떠올려 봤다”고 밝혔다.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12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낸 아픈 기억을 떠올려보기도 했단다. 효정은 “연재와 마찬가지로 저 또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만난 게 운명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작품 출연을 계기로 가족에 대해 돌아보게 됐고, 제 안의 결핍을 밖으로 꺼내는 법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천개의 파랑’은 개막 후 3월 7일까지 공연한다. 콜리 역에는 윤태호, 연재 역에는 서연정이 함께 캐스팅됐다. 연재의 엄마 보경 역은 김건혜가 연기하고 연재의 언니 은혜 역은 강혜인이 소화한다. 러닝타임은 인터미션 20분 포함 16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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