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400원 안착 VS 해리스 1350원 급락…美대선 환율 영향은

이정윤 기자I 2024.11.04 16:52:56

美대선 D-1, 두 후보 ‘초 접전’
트럼프 ‘강달러’, 해리스 ‘약달러’ 전망
‘레드 스윕’시 단기 1400원 안착 가능
당선 확정 지연 등 변수…연말 환율 하향 안정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접전 양상을 띄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 시 달러화 강세, 해리스 당선 시 달러화 약세를 전망하며 원·달러 환율 ‘1400원 재돌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선반영된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에 베팅), 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는 ‘레드 스윕’, 당선 확정 지연 등 변수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엎치락뒤치락 미국 대선

사진=AFP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으나 두 후보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박빙이다. 지난 주말에는 미 7개 경합주의 등록유권자 6600명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7개 경합주 중 위스콘신(4%포인트) 펜실베이니아(3%포인트) 미시간(3%포인트) 네바다(1%포인트) 4곳에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1%포인트) 노스캐롤라이나(1%포인트)에서 우세를 보였다. 애리조나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48%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모두 오차범위 내 격차로 승패를 예단할 수 없다.

해리스가 약진하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며 4일 장중 환율은 1360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10월에는 트럼프가 우세해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나가며 환율은 139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대선 판세에 따라 최근 환율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교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 재심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오래 유지될수록 달러는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면 해리스 당선 시 금융시장이 안도할 수 있는 부문은 국채 금리 안정과 정책의 연속성이다.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트럼프 트레이드로 급등했던 국채 금리의 되돌림이 예상된다.

또한 바이든 정부의 각종 정책이 폐기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음도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달러는 약세를 나타내며 환율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되면 일시적으로 환율은 1400원까지 뚫을 수 있다고 본다”며 “해리스가 될 경우에는 트럼프 트레이딩을 선반영했던 만큼 환율은 1350원까지 빠르게 급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드 스윕’시 단기 환율 1400원 안착

사진=AFP
다만 2016년 선거 당시와 차이가 있다. 당시에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굉장히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고, 예상외의 승리로 경계감이 불거지면서 달러 강세가 전개됐다. 현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선반영된 만큼 환율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에도 그간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환율은 하락으로 되돌림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하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백악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약해져 트럼프의 정책 추진에 한층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면 무역, 세금 분야에서 급격하게 정책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것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레드 스윕 시에는 환율이 한 단계 더 레벨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은 일시적으로 14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레드 스윕이 현실화된다면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단순히 트럼프 당선 시에는 환율 1390원이 상단이라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될 경우엔 1400원까지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미 대선은 당선 확정까지 수일 걸리는 만큼, 그 기간 동안은 뉴스에 의존하며 환율은 변동성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후보는 승리를 선언하는 데 나흘이 걸리기도 했다. 아울러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도 트럼프의 불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선거가 끝난 즉시 대선 불안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 대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11월 이벤트가 종료된 후 연말로 갈수록 환율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11월 말부터 환율은 점차 내려오는 방향일 것”이라며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도 기다리고 있고, 환율 하단이 다를 순 있지만 누가 되든 간에 환율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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