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KB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3명으로 좁혀지면서 막판 레이스로 접어들게 됐다. 내부 인사 대 외부 인사 대결 구도로 최종 후보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KB금융 회장이 교체되는 것은 9년만이다.
KB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다음 달 8일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 양종희·허인 현직 부회장 등 2차 숏리스트(최종 후보) 3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치른다. KB금융은 “이날 인터뷰를 통한 심층 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KB금융은 2020년 회장 인선 과정에서 쇼트리스트 대상으로 1회 인터뷰를 실시한 뒤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했지만, 올해는 1차 숏리스트에서 추린 최종 후보 3명에게 또 한 차례 인터뷰 기회를 주고 평판 조회를 실시하는 등 평가 방식을 바꿨다.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확정까지 걸리는 기간도 한 달로 이전 인선 때(19일)보다 길어졌다. 후보자들을 충분히 파악한다는 차원에서 검증 기간을 확대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차기 회장 후보로 내부 인사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는 분위기다. KB안팎에선 KB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려면 외부 인사보단 ‘KB’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2차 숏리스트에 뽑힌 양종희, 허인 부회장은 그룹 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핵심 업무를 경험하며 차기 회장 후보로 준비 과정을 밟아 온 인사들이다. 유력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며 업계에서도 예상하던 인물들이다.
의외의 인물은 역시 외부 후보에서 나왔다. 하나은행, 하나금융 부회장 등을 지낸 외부 인사인 김 회장이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막판 변수가 될지 관전 포인트다. 다만 정통 관료 출신 인사가 내려올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금융권 외부 인사가 최종 후보가 된 만큼 내부 인사가 유력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낙하산 논란’도 피하게 됐다. 앞서 이미 KB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 ‘낙하산 인사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도 기획재정부 차관과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 임종룡 우리금융회장이 관치 논란 끝에 우리금융을 맡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NH농협금융 회장에도 손병환 전 회장이 돌연 용퇴한 후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회장에 선임된 바 있다.
한편 3연임 중 용퇴 의사를 밝힌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