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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피니트·LG 시그니처…'프리미엄 주방' 공략 나선 가전업계

신중섭 기자I 2022.02.21 16:54:29

'63조' 글로벌 빌트인 시장…韓, 5년간 51% 성장
삼성, 비스포크 프리미엄 라인 '인피니트' 출시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美서 1년새 매출 3배↑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주방 가전’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단순 가사 노동 공간이었던 주방이 개성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변화한 데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주방 인테리어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빌트인(Built-in·붙박이) 가전을 중심으로 한 ‘럭셔리 키친’ 시장을 겨냥해 가전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비스포크 인피니트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커지는 ‘프리미엄 가전’ 시장…삼성, 비스포크 ‘인피니트’ 출시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소비자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BESPOKE)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인피니트’(Infinite) 라인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인피니트는 기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주방가전 라인업인 ‘셰프컬렉션’을 대체하는 라인이다. 셰프컬렉션에 비스포크의 ‘맞춤형 콘셉트’를 더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일반 비스포크 라인보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췄으며 가격대도 더 높다. 인피니트 라인은 우선 1·4도어 냉장고와 오븐·인덕션·스마트 후드·식기세척기 등 주방가전으로 구성됐으며 추후 생활가전 전반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주방 가전부터 적용을 시작한 건 북미·유럽을 중심으로 보편화 돼 있던 빌트인 가전 등 프리미엄 주방 가전 시장 수요가 국내에서도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방은 단순 가사노동 공간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자신 만의 개성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녹여내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여기에다 식기세척기, 스마트 후드 등 가사노동을 덜어줄 수 있는 ‘똑똑’한 주방 가전이 속속 등장하며 스마트 키친을 꾸리려는 수요까지 생겨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트렌드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대표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가 데이코를 인수한 건 냉장고·레인지·오븐·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럭셔리 가전 패키지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져서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국내 첫 데이코 쇼룸 ‘데이코하우스’를 개장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실제 국내외 빌트인 가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2016년 472억3200만 달러(약 54조532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92억2940만 달러(약 62조7833억원)로 25%가량 성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9억9710만 달러(약 1조1411억원)에서 15억630만 달러(약 1조7238억원) 규모로 무려 51%정도 커졌다.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2’에 마련된 LG전자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모습.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美서 3배 이상 성장

LG전자(066570) 역시 초(超) 프리미엄 주방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빌트인 가전 브랜드 ‘LG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2016년 한국과 미국 시장에 동시에 출시돼 럭셔리 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의 텃밭인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돋보인다. LG전자의 프리미엄 빌트인 사업 매출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만 놓고 본다면 작년 매출이 직전연도의 3배 이상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은 지난해 미국 가전 시장에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성장한 브랜드 1위로 LG전자를 꼽기도 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 모노그램과 서브제로&울프, 보쉬의 서마도 등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이다.

더욱이 미국 시장의 경우 주택 시장 활황으로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 지난해 연간 매출 기준 전 세계 생활가전 1위에 올라선 LG전자는 이러한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확고한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윤태봉 LG전자 북미지역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2’에서 “글로벌 가전 시장 1위를 유지하려면 초럭셔리 빌트인 가전을 반드시 공략해야 한다”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메인 브랜드로 해서 지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2019년 초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 ‘EDC(Experience and Design Center)’라는 이름으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20년 이탈리아 밀라노, 2021년 서울 청담동으로 잇따라 쇼룸을 확대하며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프리미엄 주방 가전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집안 인테리어 콘셉트에 맞춰 자기만의 색상과 질감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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