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회복세에 반도체 장비, 태양광 '만지작'

강경래 기자I 2021.08.09 16:04:56

주성엔지니어링, 고효율 확보한 HJT 증착장비 공급 나서
신성이엔지, 한화시스템·호반건설 등 태양광 모듈 계약
유니테스트, 한국전력과 창호형 태양전지 상용화 진행
국내 태양광 시장 올해 사상 첫 4GW 넘어설 전망
"ESG 친환경 흐름 타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 급성장"

신성이엔지 충북 증평 태양광 모듈 공장 내부 전경(제공=신성이엔지)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잇달아 태양광 관련 사업을 강화하거나 신규로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국내외 유수 태양전지 업체들과 이종접합(HJT) 증착장비 납품을 협의 중이다. 앞서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HJT 증착장비를 활용해 태양전지를 제조한 결과, 광변환효율이 업계 최고 수준인 24.45%를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변환효율은 빛을 받아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이다. 현재 시중에서 유통하는 태양전지 광변환효율은 21% 수준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원자층증착장비(ALD)와 함께 디스플레이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 등에 주력해왔다. 이어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광 장비를 선정한 뒤 관련 연구·개발(R&D)에 주력해왔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HJT 증착 기술을 보다 발전시켜 오는 2023년까지 광변환효율 35%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성이엔지(011930)는 최근 한화시스템과 83억원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신성이엔지는 앞서 호반건설과 102억원 규모로 태양광 모듈을 납품하기로 하는 등 최근 태양광 모듈 수주가 잇따른다. 신성이엔지는 1977년 설립한 이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에 들어가는 클린룸 설비에 주력해왔다. 특히 클린룸 안에서 산업용 공기청정기 역할을 하는 팬필터유닛(FFU) 분야에서는 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잇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창립 30주년이던 지난 2007년 신수종 사업으로 태양광을 선정한 뒤 관련 R&D와 함께 투자를 진행해왔다. 현재 충북 증평 등 공장에서 연간 1GW 규모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한다. 이는 한화솔루션(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에 이어 국내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 성장에 따라 올 하반기에 태양광 모듈 수주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니테스트(086390)는 한국전력과 함께 창호형 태양전지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창호형 태양전지는 건물 벽면과 유리창 등 건물 외장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땅이 부족한 대신, 도심에 건물이 많은 국내에 적합한 태양광 발전기술로 주목받는다. 특히 실리콘을 원재료로 하는 태양전지가 1000℃ 이상 고온 공정이 필요한 것과 달리, 창호형 태양전지는 200℃ 이하 공정을 활용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유니테스트는 2000년 설립한 뒤 반도체 불량 유무를 측정하는 검사장비를 생산,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해왔다.

이들 업체가 태양광 분야를 주목하는 이유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흐름과 함께 태양광 시장이 회복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 3.6GW보다 14% 증가한 4.1GW를 기록, 사상 처음 4GW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올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 시장은 전년 144GW보다 25% 늘어난 180GW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200GW 이상 태양광 수요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태양광을 생산하는 과정이 반도체 공정과 유사해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수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발전산업이 석탄 발전 퇴출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접근성과 경제성을 이미 확보한 태양광 발전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태양광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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