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시작한 대선 레이스, 고발전 릴레이
거북섬·커피120원 두고 국힘-민주 쌍방 고발
이준석 ‘여성신체’ 발언에 시민단체 줄고발
역대 가장 늦은 정책공약집…네거티브 고발전만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의 고소·고발전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커피 원가 120원’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 등 각종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쌍방 고발은 물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 신체’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시민단체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 산하 공명선거법률지원단과 가짜뉴스대응단 등을 중심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고, 국민의힘도 네거티브 대응단을 통해 고발전을 진행 중이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선 2차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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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시흥 유세에서 언급한 ‘거북섬 웨이브파크’를 두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권영세 원내대표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 발언은 ‘신속행정 사례로 웨이브파크 유치 및 인허가를 지원했다’는 의미”라며 “국민의힘이 마치 이 후보가 직접 개발한 것처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무고에 해당한다”며 맞고발을 예고했다.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놓고도 양당은 쌍방 고발에 나섰다. 김용태 위원장이 “자영업자를 폭리 취하는 장사꾼처럼 몰아갔다”고 비판하자,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국민의힘도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발했다.
27일 TV 대선토론에서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을 겨냥해 ‘여성 신체’ 관련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의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공직선거법, 정보통신망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고,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 |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연 ‘대선 TV토론 이준석 대선후보 성범죄 발언 단체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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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은 발언 외에도 각종 의혹에 대해 고발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김문수 후보가 지난 24일 경북 유세 중 한 유권자에게 문경 사과 한 바구니와 상주 곶감 한 상자 등을 받았다며 김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 명의의 임명장을 전국 불특정 교사들에게 동의없이 발급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부정선거운동죄,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또 민주당은 김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억원 규모의 슈퍼챗(라이브후원)을 받은 것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 관련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됐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시의원은 이재명 후보가 헌법재판관 미임명 관련해 “국민 누구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을 들어 협박 및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도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HMM 부산 이전’ 발언에 대해서도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양당의 고발전이 격화되는 이유는 대선이 후반전 다다르면서 네거티브전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당 모두 갑작스런 대선으로 역대 가장 늦게 정책공약집을 발표하는 등 정책 준비가 부실한 상황이기에 더욱 선명성 부각을 위해 네거티브식 고발전에 더욱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