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강행할지 아니면 철회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2일에는 기업설명회 일정이 잡혀 있어, 그 다음날인 13일에 이사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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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약 2조5000억원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직후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며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동시에 앞서 진행한 공개매수 관련 차입자금 2조6000억원을 주주들 돈으로 메우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유상증자를 주관한 증권사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또 지난 6일에는 고려아연의 증권신고서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이다.
최근에는 우군 이탈 이슈도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됐던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보통주 15만8861주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시기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난 10월 23일 이후다. 이에 따라 MBK·영풍 연합과 지분 격차는 약 3.5%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이 이번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할 경우 지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모아진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을 크게 희석해 MBK·영풍의 의결권 과반 확보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1.4%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해 지분율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현재는 해당 방안을 검토하진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근 사외이사들만 참여하는 모임을 따로 만들어 유상증자 계획 및 경영권 방어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에는 장형진 영풍 고문이 최내현 켐코 대표, 김우주 현대차 본부장과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유상증자 대응과 관련해 영풍 측 인물인 장 고문을 배제해 보안을 철저히 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움직임과 관련해 고려아연도 앞으로 행보에 고심이 많아졌을 것”이라며 “지분 격차가 다소 벌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민연금의 표심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