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5 광복절 복권 이후 활발하게 각 계열사 소통과 글로벌 현장 경영에 주력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마침내 외부 독립기관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찾았다. 작년 1월 이후 21개월 만으로, 올 2월 2기 이찬희 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처음이다. 준법위와의 만남 자체가 이 부회장의 ‘준법 경영’ 의지를 의미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삼성 안팎에서 분출하는 뉴삼성 도약을 위한 연내 ‘회장 승진설’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
이 부회장은 독립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준법위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사내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위원들은 삼성과 준법위의 최대 과제로 추진 중인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그룹 내 컨트롤타워 재건 문제도 비공개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문제 모두 이 부회장의 승진과 관련된 중대 사안들이다. 현재 재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선 2012년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째 직함을 유지 중인 이 부회장이 연내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 유력한 승진 시점으로 거론하고 있다. 회장 승진 인사는 임시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다만, 등기이사, 더 나아가 대표이사직에는 올 연말 사장단 인사를 마친 후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부회장의 준법위 방문은 과거 삼성의 사법 리스크를 떨쳐내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라며 “명실상부 삼성 컨트롤타워 리더로서 회장 타이틀을 달 시기가 임박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이 부회장은 바이오 IT뿐만 아니라 바이오, 배터리 등의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삼성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대내외적 시그널을 주고 있다”며 “회장 승진을 늦출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