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잇단 거대 양당행에 설 자리 좁아진 바른미래·평화

박경훈 기자I 2019.01.02 14:35:49

연말, 민주·한국 향한 의원들의 이적 잇달아
양당 불안 요소 결국 '다음 총선 불확실성' 때문
'연동형 비례제' 유일한 탈출구…쉽지 않아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열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야3당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한 의원들의 이적이 계속되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은 올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에 당의 모든 미래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8일 손금주·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혼란스럽고 어려운 지금의 현실을 민주당과 함꼐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 무소속의 길을 포기하고 당적을 갖기로 결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앞서 18일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이학재 의원은 한국당 복당을 택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연말·연초 거대 양당으로의 구심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사실 평화당은 옛 국민의당 출신인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향해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왔다. 가장 큰 이유는 의원 20명이 필요한 원내교섭단체 때문. 14석의 평화당은 과거 6석을 보유한 정의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 운영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꾸렸다. 하지만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사망 이후 교섭단체가 붕괴되며 평화당은 존재감 없는 4당의 위치에 놓이게 됐다.

바른미래당의 고심 또한 깊다. 정치권에서는 “옛 국민의당과 옛 바른정당의 ‘물리적 결합’으로 만들어진 당, 확고한 지역 기반이나 정체성이 없는 당”이라는 평가 속에 출범부터 자생력에 의구심을 받았다. 특히 손학규 대표 취임 이후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유승민 의원 측과 달리,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끝임 없이 나오는 ‘보수통합론’은 당을 흔들리게 만들었고 결국 이학재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원외인사들의 탈당 소식도 연이어 들리며 바른미래당은 추운 겨울을 맞는 중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양당의 불안요소를 키우는 것은 궁극적으로 ‘다음 총선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드러내놓고 얘기는 못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외치는 이유도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과 한국당에 들어간 것 역시 이같은 흐름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지지율을 보면 현행 소선거구제 하에서 양당이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례 득표수가 곧 전체 의석수로 배분되는 제도인 탓에 최소한의 당의 존립이 가능하다. 국회의원 정원 확대, 유권자의 ‘사표심리’ 축소 등 원내교섭단체로 당 존립을 담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정개특위라는 관문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마지막 정개특위에서는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이철희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보이콧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실제 내용보다는 연동형 비례제를 내심 반대하는 ‘퍼포먼스’가 아니냐”고 분석할 정도로 한국당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난해 5당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연동형 비례제가 어느정도 진전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두 거대 정당 태도는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며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이 어려워질수록 자생력이 떨어지는 바른미래·평화당이 정계개편의 고리가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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