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중국 합성운모(雲母) 전문기업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상장명 ‘크리스탈신소재’)가 중국기업으로는 4년만에 처음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본격 선언했다.
다이자룽(사진·戴嘉龍) 크리스탈신소재 대표이사는 17일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증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지만 상장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한국 투자자 신뢰를 얻어 중국기업주(株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3년 설립된 크리스탈신소재는 합성운모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첨단 신소재인 합성운모는 중국정부가 기초기술의 ‘뉴노멀(New Normal)’을 기치로 추진하고 있는 ‘강기(强基) 프로젝트’의 10대 핵심 부문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고품질 합성운모 결정체 상용화에 성공한 이후 머크(Merck), 바스프(BASF), 로레알(L‘oreal)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운모는 수백만년에 이르는 시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규산염계 비금속광물로 중국, 남미, 인도, 러시아 등에서 채굴된다. 화장품, 절연재(테이프), 내열재(케이블), 플라스틱(가전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현대산업의 조미료‘다. 그러나 날로 자원이 고갈돼 가고 있고 인도 같은 국가에서 아동노동 착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화학적 합성을 통해 제조하는 합성운모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올해 기준 세계 운모 공급량은 약 72만톤이며 1조5000억원 가량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합성운모 생산량의 95%를 점유하고 있는데 크리스탈신소재는 중국시장을 77%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560억원, 영업이익은 243억원, 순이익은 204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다이 대표이사(35.9%)이며 2대주주는 KDB산업은행(14.5%)이다. (관련기사 : 4년만에 韓상장..中 첨단소재 생산현장을 가다 )
다이 대표는 “당초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서도 상장을 타진했었다. 대만에서는 중국과의 정치적 관계 문제로 거부됐고 싱가포르와 홍콩에서는 한국보다 기업가치를 낮게 평가받았다”며 “중국에서는 수 천개 기업이 상장 심사를 대기중이고 결정까지만 4~5년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상장이 쉽지 않다”고 한국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11년 ‘중국고섬 사태’ 때문에 완리(900180) 이후 중국기업의 한국 상장은 씨가 말랐었다. 다이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는데 그간 중국기업은 규모만 키웠지 소프트웨어는 강화하지 못했다”며 “한국 금융당국과 주관사가 세밀한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다른 중국기업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당초 11월3~4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회사 배당정책 관련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하면서 약 2주정도 상장이 늦어지게 됐다. 혹시 모를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상장 준비에 심사숙고했다는 설명이다.(관련기사 : 中기업 돌연 韓증시 IPO 늦춘 까닭 )
크리스탈신소재는 11월17~18일 수요예측을 거쳐 11월23~24일 청약을 진행, 12월 첫주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는 3600~4500원이며 468억~585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로 향후 2년간 회사의 공시 및 기업설명 업무를 대행한다.
◇용어설명
중국고섬 사태=2011년 국내에 상장했던 ‘고섬공고유한공사‘가 상장 3개월 만에 회계 부정으로 거래 정지됐고 2013년 10월 상장 폐지된 사건. 10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수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후 중국 기업의 한국 상장이 한동안 침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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