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조사기관 GFK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 시장 아이폰15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감소했다고 전했다. 다른 조사 업체 IDC는 애플의 3분기 출하량이 4%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지난달 22일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이후 17일 동안 중국에서 판매된 물량이 작년 같은 기간 동안 판매된 아이폰14 시리즈보다 4.5% 줄었다고 집계했다.
GFK와 IDC는 중국 화웨이의 신제품 출시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3분기 15.3%에서 올 3분기 14.2%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화웨이의 점유율은 9.1%에서 12.9%로 3.8%포인트 확대했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60 시리즈는 출시 6주 만에 약 160만대가 판매됐다. 전작대비 두 배 이상 규모다.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가 메이트60에 5세대통신(5G) 칩과 7나노(㎚·1㎚=1억분의 1m) 반도체를 탑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애국 소비’ 열풍이 일어난 덕분이다. 메이트60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화웨이의 순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애플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애플 협력업체 폭스콘을 세무조사하고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이폰 사용 금지령을 내리는 등 중국 내 애플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초기 논란이 됐던 ‘과열’ 문제도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에 장기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달 미국이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추가 조치에 따라 화웨이가 최첨단 칩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어려워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시장조사 결과가 화웨이에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화웨이가 장기적으로 애플을 상대하기 위해선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FT는 “아이폰15가 3나노 칩을 탑재한 만큼 화웨이도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에 계속해서 최신 기술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며 “화웨이가 새로운 칩 기술을 도입하려면 (미 제재에 따른) 정치적 비용까지 수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