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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구성 과정 중 윤 후보와 갈등을 빚으며 ‘당대표 패싱’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는 지난 1일 돌연 부산으로 내려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났다. 이어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사상구 사무실을 방문하고, 곧 순천으로 넘어가 천하람 당협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와 단둘이 만났다던 정 전 의장은 “최근의 일련의 당내 문제들과 내년 대선, 나라 걱정을 나눴다”며 “대표의 언행이 당 내분으로 비치지 않도록 유념하고 당내 모든 역량을 레이저 빔처럼 후보 중심으로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조언해 드렸다”고 전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위기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대표가) 서울로 쉽사리 올라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며 “(이 대표) 자기가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 최소한 대선을 이길 수 있는 정도 내지는 대표와 후보, 당 전체가 같이 잘해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어떤 조건들이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당분간 상경 계획이 없다는 이 대표의 `방랑` 생활이 지속될 수록, 내홍을 봉합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애초 이날 예정됐던 2차 선대위 회의도 이 대표의 불참으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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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로 마이크를 잡은 신경식 고문은 윤 후보가 이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당이 여러 가지로 상처를 입고 있다”면서도 “아무리 불쾌하고 불편하더라도 꾹 참고 당장 오늘 밤이라도 이 대표가 묵고 있다는 곳을 찾아가서 같이 서울로 끌고 올라오면 아마 내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상임고문인 권해옥 고문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심각해졌다. 그럼에도 신 고문은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이더니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대로면 오는 6일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도 `반쪽` 행사가 될 공산이 크다. 김병준 선대위 상임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구성을 무한정 늦출 수 없다”고 하면서, 이 대표가 없는 발족식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 후보는 일단 이 대표와 계속 소통을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후 스타트업 정책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이 상황을 어떻게 풀 건지’ 묻는 질문에 “본인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 한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서로 간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윤 후보는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 만찬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구체적인 확인을 피하고 있으나, 만남이 성사되면 지난달 5일 당내 경선이 끝난 이후로 약 한 달만에 처음 대면하는 셈이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공개 지지는 물론 선대위 합류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