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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입'이었던 전여옥 "朴키즈 이준석, 드디어 성인식"

박지혜 기자I 2021.07.13 16:35:2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박근혜 키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드디어 ‘성인식’을 치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전 의원은 13일 오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정치는 냉혹하다. 뒤에서 칼 꽂고 웃으면서 등 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제 (이 대표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저녁을 먹으며 ‘재난지원금을 전국민한테 주는 데 합의했다’는 기사가 쫙 떴다. 저는 속으로 ‘어? 이렇게 단박에?’ 했다”면서 “그런데 알고 보니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물론이고 전혀 의견이 모인 것이 아니었다는, 결국 ‘100분 합의’가 되버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부 반발로 송 대표와의 회동에서 합의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100분 만에 번복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소상공인에게 선별 지급하고 돈이 남으면 전국민 확대였다”며 “송 대표와 말했던 고민이 대변인을 거치며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런데 둘 다 딱 떨어지지 않는다. 일단 ‘기자들이 뭘 물을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 대표라서 1번 패스! 배석자 없었는데 대변인이 어떻게? 2번도 패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송 대표와 회동 상황에 대해 “어제부터 (코로나19) 방역이 강화돼 저와 송 대표가 식사하고, 저희가 얘기한 내용을 정리해서 옆방에서 식사하던 대변인들에게 스피커폰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우비 모자를 씌워주는 전여옥 전 의원 (사진=채널A ‘외부자들’ 방송 캡처)
전 전 의원은 이 대표의 ‘합의’에 대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판을 “일리있다고 본다”며 “이 대표가 잘못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일찍 ‘전국민 합의’를 수정했다는 것, 잘했다고 본다”며 “저는 여성부 폐지 찬성하고 통일부 존치 여부 논쟁 필요하다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해 민주당의 반발을 샀다.

전 전 의원은 “이번 일은 이준석 대표에게 씁쓸할지 모르나 진짜 약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한 달 ‘이준석 원맨쇼’를 시원하게 봤다. 이제 한 달 지낸 당 대표로서 이준석은 A++”이라고 점수를 매겼다.

그는 또 이 대표에 대해 “영리하고 유능하고 생각보다 노회하다”며 “그런데 영특함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래 네가 잘 났으니 너 혼자 잘 해봐’ 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사람들과 의논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 과정이 바로 정치”라며 “정치는 싫은 사람과 밥 먹는 거지만 동시에 자신보다 모자라거나 못하다고 짐작했던 이들을 만나 ‘어? 이 사람 대단하네’하고 놀라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조언했다.

전 전 의원은 “저도 정치를 한 십 년하며 느낀 것, ‘이 세상 사람들 다 나보다 낫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 이 대표는 더 많이 흔들리고 공격받아야 한다. ‘별 볼 일 있다’는 증거니까”라며 “그리고 그 모든 쓰라림과 고통을 초인적인 인내로 견디고 참아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래야 ‘박근혜 키즈’가 아닐 ‘정치인 이준석’이 되는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에서 이준석 대표(오른쪽 부터)가 2위 양준우, 1위 임승호 대변인, 4위 신인규 상근부대변인, 전여옥, 배현진 심사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 전 의원과 이 대표의 공통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는 점이다.

전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의 대변인으로 ‘박근혜 입’이라고 불렸다.

지난 2005년 비 내리는 ‘대구 지하철 희생자 추모식’에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우비 모자를 씌워주는 전 전 의원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박근혜 무수리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 전 의원은 한 방송에서 “박근혜 당시 대표 바로 뒷자리에 앉아 우비 모자를 씌워드리라고 주변 의원들의 재촉을 받았다”며 “참 비참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대표는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발탁돼 정치에 입문하면서 ‘박근혜 키즈’란 별명을 얻었다.

전 전 의원은 지난주 이 대표가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심사위원을 맡았다.

지난 3일 전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철제 우리 안에서 강아지를 돌보는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철창에 앉아서 김정은이 보내준 ‘귀한 강아지’ 돌보는 문재인 집사! 어째 철창 안이 참 편안해 보인다”고 썼다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전 전 의원 해촉 요구에도, 이 대표는 전 전 의원과 함께 토론배틀을 끝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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