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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중국에 “파가사섬에서 손을 떼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 우리는 충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중국이 파가사섬을 건드리면 그것은 다른 얘기다. 나는 군인들에게 자살 임무를 준비하라고 명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트 대통령은 이 발언이 경고가 아닌 ‘친구에게 건네는 조언’이라며 중국과 전쟁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고 반복했다.
필리핀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이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한 이후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 지원을 기대하고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필리핀 내에서는 남중국해 영토권 분쟁을 놓고 반중 감정이 이미 뿌리 깊은 데다 두테르테의 친중 행보로 수많은 중국인들이 필리핀으로 몰려와 집값을 올리고 일자리를 빼앗는 등 혼란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필리핀이 파가사섬에 활주로와 부두 보강 시설을 시작한 이래 중국 어선 수백척이 몰려와 필리핀을 압박하면서 이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날 강경 발언 역시 중국의 영유권 침해 행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외교부는 4일 성명을 통해 “중국의 선박 출현은 불법이며 필리핀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선박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배후에는 중국 정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남중국해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