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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움 비극…故 박선욱 간호사 산재 승인하라" 유족 등 한목소리

손의연 기자I 2019.03.06 15:17:21

故박선욱·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박 간호사는 ''업무상 재해''…산재 승인해야"
"산재 인정돼야 구조 병폐 해결될 것"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6일 오후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박선욱 간호사 사망에 대한 산재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손의연기자)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더 이상 병원에서 간호사를 죽이지 말라!”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 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는 6일 오후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선욱 간호사의 산재승인을 촉구했다.

이날은 근로복지공단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 박 간호사에 대한 산재 승인 심의가 있는 날이다. 앞서 박 간호사의 유족과 대책위는 지난해 8월 17일 박 간호사에 대한 산재 신청을 했다.

이들은 병원이 간호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며 향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박 간호사에 대한 산재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선배 간호사들이 인성이 나빠 신입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병원 내 인력이 부족하고, 그 부족함을 채울 노력을 안 하기 때문에 결국 태움이라는 문화가 만연해진 것”이라며 “자신의 괴롭힘을 정당화하는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이번 박 간호사의 산재 인정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만들어졌지만 이전부터 괴롭힘에 의한 우울증이나 사망과 관련한 판례가 있었다”며 “이런 것들을 고려해 근로복지공단이 박 간호사의 산재 승인에 대해 제대로 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에서 활동하는 최원영 간호사는 “나날이 중증도가 높아지고 첨단 의료기기가 들어오는 의료 현장에서 의사나 간호사의 업무강도는 한해가 다르게 높아진다”며 “간호사가 자살하고 의사가 과로사하는 병원이 정상이냐. 진료받는 환자들이 안전할 리 없다”고 지적했다.

최 간호사는 “민간 병원의 일이라고 손놓을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박 간호사의 죽음을 산재로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점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간호사의 유족도 발언자로 나섰다. 박 간호사의 큰이모인 김윤주씨는 “현장의 간호사들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선욱이의 산재를 인정해야 향후 간호사들의 처우가 개선된다. 근로복지공단 심의판정위원회 분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2월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던 박선욱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지난달 5일에는 서울의료원의 서지윤 간호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 내 악습인 ‘태움문화’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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