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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규모와 강도를 측정하는 1~5등급 카테고리 중 최고등급인 5등급으로 격상한 어마는 현재 카리브해에서 미 동남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 어마 상륙이 예상되는 플로리다주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선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대피령이 내려졌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최대 풍속이 시속 185마일(약 300km)에 달하는 ‘극도로 치명적인’ 5등급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를 향해 이동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5등급 허리케인은 풍속이 시속 252km 이상으로 큰 나무를 뿌리째 뽑아 버릴 정도의 위력을 갖는다. 최근 미 텍사스주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힌 하비는 상륙 당시 4등급이었다.
릭 스콧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67개 카운티(자치구)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어마 상륙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도록 명령했다. 그는 폭풍우 대비를 준비하기 위해 방위군 100명을 투입시켰으며 8일까지 7000명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정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인 리카르도 로셀로 주지사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방위군을 활성화시켰다. 그는 휴교 조치를 내리고 주민들에게 456개 피난처가 6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를 포함한 일부 자치구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지역을 떠나 대피할 것을 종용했다.
어마는 현재 과테말라 안티구아 동쪽으로 130마일(약 210㎞) 떨어진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며칠 동안 4~5등급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됐다.
어마는 하비와는 달리 집중호우 및 홍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엔키 리서치의 척 왓슨은 “이건 순수한 허리케인이어서 하비처럼 대규모 홍수를 유발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수천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다만 피해 규모는 하비와 맞먹을 것으로 보인다. 왓슨은 현 시점에서 어마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는 이르지만, 마이애미를 직접 타격할 경우 최대 2000억달러의 피해를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어마가 지나가는 카리브해 섬들은 총 80억달러(약 9조원)에서 100억달러(약 11조 35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바클레이스는 어마가 1926년 마이애미를 강타한 4등급의 허리케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륙할 경우 보험 손실은 1240억달러에서 13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141조원에서 147조원에 달한다. 지난 2005년 뉴올리언스주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500억달러 규모의 보험 손실을 냈다. 무보험자 피해액까지 더하면 총 1600억달러로 추정된다.
어마에 대한 우려로 오렌지 주스 가격도 급등했다. 플로리다는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오렌지 주스를 생산하는 곳으로 농장 대부분이 플로리다 반도 3분의 2 이남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어마 상륙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ICE 미국 선물시장에서 오렌지 주스 선물 11월물 가격은 6.2% 급등해 파운드당 1.45달러에 거래됐다. 면화 선물 12월물 가격도 일일 상한인 3센트(4.2%)까지 치솟아 파운드당 74.88센트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