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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시장은 이날 신공항 용역이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되자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공항 확장안은 눈앞에 닥친 지역갈등을 피하고 보자는 미봉책”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 시장은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을 확장해 사용하라는 용역 결과는 360만 부산시민을 무시한 처사”라며 “김해공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용역에서 또다시 김해공항 확장안이 나온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역 과정에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서 시장은 “김해공항을 확장해도 24시간 운영과 안전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구체적인 용역 결과 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했지만 정치적 판단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직 사퇴 등 거취 문제는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서 시장은 “아직 정부 용역 발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세밀히 분석한 다음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확답을 미뤘다. 서 시장은 이어 “가덕도 신공항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정부의 용역 결과를 다시 분석해 부산시의 독자적 대응 방안을 추후 발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시민들은 ‘차라리 잘 된 일’이라며 지역 갈등을 부추긴 정치권을 꼬집었다. 시청 인근에서 만난 이모(63)씨는 “‘없는 강에 다리도 만든다’고 하는 게 정치인들”이라며 “공항부지선정은 정치적 쇼로 이용됐다”고 비판했다. 또 “비용도 훨씬 덜 들고 이미 있는 공항을 활용하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49)씨도 “이런 불경기에 그런 곳에 돈을 쓰는 게 급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청년실업문제 등 시급하고 더 중요한 문제가 많은데 관심이 공항에만 다 쏠린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어느 곳이 선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떠나 신공항부지 타당성 검사에도 정치적 논리가 개입해 국민들을 혼란시키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정치권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