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10일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은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성남지청 앞 왕복 10차선 도로를 사이에 놓고 이 대표 지지자측과 보수단체 간 맞불 집회가 열리며 극심한 혼잡이 빚어지면서다. 다만 당초 우려했던 양측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새벽부터 성남지청 앞 왕복 10차선 도로를 사이에 놓고 이동형 무대차량과 스피커를 설치한 양측은 상대방의 음량을 놓고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첨예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 대표 도착 2시간여 전인 오전 8시께부터 시작된 신경전은 점차 고조되며 양측 모두 집회 소음기준상 최고 소음 95㏈을 한참 넘겨 경찰이 제지에 나섰음에도 소음 공방은 멈추지 않았다.
성남지청 앞 도로는 집회장소 확보를 위해 경찰이 양방향 각각 2개 차선씩을 통제하면서 출근길이 다소 정체됐고, 일부 극렬 집회인원이 간헐적으로 도로에 뛰어들면서 경찰이 제지하는 현장도 포착됐다.
앞서 이 대표 측 지지자 측은 총 1500명, 보수 성향 시민단체 쪽은 총 800명이 집회신고를 하며 도로를 사이에 놓고 전면전이 예고됐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2개 중대, 900여 명을 배치했다.
집회 인원들은 오전 8시 30분께부터 이 대표 지지자측은 남한산성입구역 3·4번 출구, 보수단체들은 남한산성입구역 1·2번 출구를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며 출근길 시민들과 뒤엉키는 모습을 보였다.
양측의 맞불집회는 이 대표가 도착하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진 오전 10시께부터 극에 달했다. 당초 신고된 2000명보다는 적었지만 도로를 사이에 두고 경찰 추산 보수단체 500여 명, 이 대표 지지자 200여 명 등 700여 명의 인원이 모이며 성남지청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해졌다.
오전 10시 20분, 이 대표가 도착하자 양측의 분위기는 격앙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절대 지켜 이재명”, “이재명과 우리는 정치공동체” 등의 구호를 외치는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라는 발언도 쏟아졌다.
반대편에 위치한 보수단체 측은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상반된 구호와 함께 대장동 관련 내용을 전면 랩핑한 45인승 버스를 집회 현장 부근에서 계속 순회시키며 이 대표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성남지청 도착 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이 대표가 본관 앞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도 유튜버들과 취재진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이날 집회로 인해 112종합상황실에 접수된 주민들의 소음 민원은 새벽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58건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 조사가 저녁까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민원 접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