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살리고도 보신탕집에 버려진 복순이 사건… 학대범 잡혔다

송혜수 기자I 2022.08.29 18:35:13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전북 정읍에서 동네 마스코트로 불리던 강아지를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23일 정읍시 연지동의 한 식당 앞에서 복순이가 잔혹하게 학대당한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견주는 다친 복순이를 보신탕 업주에게 인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29일 전북 정읍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6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3일 정읍시 연지동의 한 식당 앞에서 강아지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다친 강아지의 이름은 복순이로 과거 견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목숨을 구한 일화로 마을에서 유명했다. 발견 당시 강아지는 날카로운 흉기에 의해 코와 가슴 일부가 훼손된 상태였다. 또 두개골이 파열되는 등 심한 상처를 입고 있었다.

출혈이 심해 치료가 시급했으나 복순이는 동물병원이 아닌 보신탕집 냉동고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이에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견주가 다친 복순이를 산 채로 보신탕 업주에게 보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워크)
단체는 “견주는 (학대당한) 복순이를 발견 후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치료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업주를 불러 복순이를 인계한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보신탕집 업주로부터 복순이를 돌려받아 애틋한 마음을 담아 화장을 해주고 명복을 빌어주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살아있는 복순이를 보신탕 가게에 넘긴 정황과 입증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라며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복순이가 자신의 반려견 시츄를 물어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입건하고,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라며 “수사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단체는 “복순이를 보신탕 업주에게 넘긴 견주에 대해서도 여러 정황과 증거를 수집하고 고발장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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