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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이 3G에서 4G·5G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삼성폰이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5G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삼성전자인만큼 향후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일본 시장의 수요를 더 흡수할 가능성도 보인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3.5%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일본 시장에서 2013년 1분기 기록한 14.1%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 점유율이기도 하다. 1위 애플(56.8%)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그동안 일본에서 2위 자리를 지켜왔던 현지 업체 샤프(9.2%)를 4.3%포인트 차로 제쳤다는 점이 돋보인다.
일본 시장 판매량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일본 시장에서 100만대를 팔았다. 3위 샤프는 70만대로, 30만대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1분기 기준으로 100만대를 넘은 것도 약 10년 만이다. 특징적인 것은 올 1분기 일본 스마트폰 시장의 모든 제조사가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60만대)에 비해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그간 일본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에겐 ‘험지’였다. 독보적인 애플의 강세 속에서 샤프, 후지쯔, 소니 등 현지 업체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 삼성전자는 2017년 만해도 점유율 5위에 불과했다. 일부에서 나타나는 반한(反韓) 감정도 장애물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일본 시장에서 ‘삼성’을 빼고 ‘갤럭시’ 브랜드로만 승부를 보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도약은 일본 이동통신시장의 변화와 현지 마케팅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영향이 크다. 실제 일본 이통사 KDDI는 지난 3월 3G 서비스를 종료하고, 소프트뱅크와 NTT도코모도 순차적으로 3G 시장에서 철수키로 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이통사들은 현지 소비자들에게 4G·5G 제품으로 전환을 유도해왔는데, 상대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가 두터운 삼성폰이 혜택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5G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다. 네트워크 장비부터 스마트폰까지 5G 경쟁력을 무섭게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를 일본 NTT도코모, KDDI 등에 공급하고 있는데, 현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이들과 함께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갤럭시S’, ‘갤럭시Z 폴드3·폴드3’, ‘갤럭시A’ 등 촘촘한 스마트폰 라인업과 함께 일본 이통사들과의 굳건한 연합은 최근 삼성전자 도약의 기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기세는 단순히 1분기에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1일 일본에 출시한 ‘갤럭시S22’ 시리즈도 흥행 조짐이 보인다.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달 초 2주간 사전판매를 진행했는데, 전작대비 5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갤럭시S22’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만큼 2분기 삼성전자의 일본 점유율이 얼마나 오를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4G·5G 전환이 느렸던 일본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변화를 맞으면서 5G 기술력으로 무장한 삼성폰의 경쟁력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 폴드4·플립4’ 등이 출시되면 향후 일본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도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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