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지하 1층. 중앙 에스컬레이터로 나서자마자 수백 명의 동시 인파가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바 ‘박재범 소주’로 기대를 모았던 ‘원소주’(WONSOJU)를 공식 출시하는 팝업스토어가 이날 이곳에서 처음 문을 열면서다.
|
이날 낮 12시 19세 이상 성인 일반 소비자 대상 원소주 판매 시작 이전에 이미 대기번호 1000번 이상을 빠르게 돌파하며 팝업스토어 입장을 위한 예약 서버가 폭주했다. 운영 측은 행사장 안정을 위해 잠시 서버와 키오스크를 폐쇄했다가 이날 오후 1시쯤 다시 예약 접수를 시작했지만 또다시 인파가 몰리며 금세 누적 대기번호 3000번 이상을 돌파했다.
당일 수용 가능 인원 수준을 넘어서자 결국 원소주 제조·판매사 원스피리츠는 이날 입장 예약을 조기 종료했다. 앞 번호를 받아 일찍 입장한 한 소비자는 혼자서 100병을 구매해가는 등 사재기와 조기 품절 징후가 보이면서 결국 이날 부랴부랴 ‘1인당 12병’ 구매 제한을 뒀다. 원스피리츠 측은 첫날 판매량을 보고 다음 날부터 12병보다 더 적은 구매 제한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팝업 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에서다.
|
일명 ‘박재범 소주’로 입소문을 탄 원소주가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간 이곳 더현대 서울 팝업 스토어에서만 판매된다. 쉽게 구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가장 먼저 구매했다는 자기 만족감, 유명 연예인이 만든 술이라는 호기심 등이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소장 욕구를 자극시키면서 결국 오픈런 북새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30대 남성 직장인은 “오늘 연차를 내고 개점 전부터 줄 서서 오픈런해 대기번호 214번을 받고 2시간 정도 기다렸다”며 “원소주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었고 주변 지인들의 부탁도 받아 첫 구매를 하고 싶었다”고 구매 소감을 밝혔다. 이 남성은 이날 1인당 최대 구매 가능 수량인 원소주(375㎖·개당 1만4900원) 12병을 구매하고 카드로 17만8800원을 결제했다.
이날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원소주를 1병부터 12병까지 다양하게 구매해 갔다. 가정에서 분위기 있는 홈술(집에서 음주)을 위해 전용잔(개당 2만5000원)을 함께 구매해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팝업 스토어 한편에 마련된 ‘칵테일 바’에서 박재범의 레시피로 알려진 탄산수 페리에와 라임 등을 넣은 아이스 칵테일 ‘원 밀리언’ 혹은 시나몬 스틱과 애플 시럽 등을 섞은 핫 칵테일 ‘원 토디’를 맛보거나, 구매 시 기념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매틱 존을 이용하며 즐기기도 했다.
|
원스피리츠 관계자는 “원소주의 원은 하나의 원(ONE), 승리했다는 의미인 원(WON) 그리고 소망을 뜻하는 원(Want)의 3가지 의미를 담았다”며 “한국산 프리미엄 전통주로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3월 말부터 자사몰 등을 통한 온라인 판매도 시작하며 가정용 주류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일반 주류가 아닌 지역 전통주는 온라인 통신 판매가 가능하다. 원스피리츠는 강원 원주시에 양조장과 사업장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