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40·50대 자영업자…고용 부진 핵심으로(종합)

김형욱 기자I 2018.11.14 11:22:56

통계청 10월 고용동향
취업자수 6.4만명 증가…4개월째 10만명 밑돌아
40대 이어 50대도 부진…자영·음식점업 어려워
청년취업난 여전…20대 후반 중심 회복 조짐도

연도별 10월 40~50대 실업률 추이.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고용상황이 지난달에도 부진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40~50대의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이 전체 고용 부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올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이 기간 취업자 수가 2709만명으로 전년보다 6만4000명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4개월 연속 10만명을 밑돌며 고용 상황 부진을 확인했다.

월별 취업자수는 올 1월(2621만3000명) 전년보다 33만4000명 늘어난 이후 줄곧 10만명 전후 증가에 그치고 있다. 특히 7월(5000명 증가)과 8월(3000명 증가)에 1만명을 밑돌았다. 9월(4만5000명)과 10월에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0만명에는 못 미치고 있다.

취업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와 학생·퇴직자 등을 뺀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취업자 수 역시 10만~40만명씩 늘어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수치가 10만명을 계속 밑돌며 고용위기란 말이 나온다. 저출산 여파로 인구 증가율 자체도 주춤하지만 취업자 수 증가율은 이보다 더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이 기간 15세 이상 인구는 4426만2000명, 경제활동인구는 2806만3000명,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과 같은 63.4%였다.

전체 실업자 수가 97만3000명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에 100만명을 밑돌기는 했지만 10월 고용상황이 평소보다 좋다는 걸 고려하면 안 좋은 수치인 건 마찬가지다. 10월 기준으론 1999년 이후 19년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 역시 3.5%로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았으나 10월 기준으론 13년 만에 최대였다.

나이별로는 40~50대, 형태(종사상 지위)별로는 자영업자,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이 부진했다. 즉 기존 직장에서 나온 40~50대가 도소매·음식점 등 자영업을 열었다가 어려움을 겪는 일이 부쩍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 8월 서울역 인근 소상공인 업소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기재부 제공


40대 취업자 수(664만5000명)는 15만2000명 줄어들면서 부진을 이어갔고 50대 추업자 수(639만4000명)도 6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부진했다. 40대는 인구 감소와 함께 올 들어 계속 부진했으나 이달 들어 이 추세가 50대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자영업자와 그 가족(681만7000명) 역시 13만5000명 감소하며 19만9000명 늘어난 임금근로자(2027만3000명)와 대조를 이뤘다. 보험판매원 등을 포함한 1인 자영업자(401만9000명)가 10만1000명 감소한 것은 물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165만명)와 무급가족종사자(114만8000명)도 각각 4000명, 3만명 줄었다.

좋은 흐름을 보인 임금근로자의 고용 상황과 대조된다. 임금근로자 중에서도 안정적인 상용근로자(1385만9000명)는 35만명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인 임시근로자(490만6000명)와 일용근로자(150만9000명)는 각각 13만8000명, 1만3000명 줄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214만9000명)이 15만9000명이 늘고 정보통신업(86만3000명)과 금융·보험업(85만4000명)이 각각 8만1000명, 4만9000명 늘어나는 등 좋았으나 도·소매업(369만9000명)과 숙박·음식점업(218만9000명)은 각각 10만명, 9만7000명 감소하며 부진했다.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128만1000명)도 8만9000명 줄었고 제조업(451만5000명)도 4만5000명 줄어들며 부진을 이어갔다.

전반적으론 부진했으나 일부 개선 조짐도 보였다. 특히 20대 후반(25~29세)의 상황이 수치상으론 소폭이나마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이 기간 청년층(15~29세) 취업자수는 390만8000명으로 4만1000명 늘었다. 이 기간 해당 연령대 인구(911만6000명)가 13만4000명 감소한 걸 고려하면 비교적 양호한 수치다. 특히 이중 25~29세 취업자(242만6000명) 수는 10만2000명 늘었다. 20대 후반 고용률도 70.2%로, 1982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보건·건설·정보통신업에서 취업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체감하는 취업의 어려움은 여전한 모습이었다.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 취업자로 잡힌 사람을 포함한 청년층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2.5%로 전년보다 0.9%p 올랐다. 비경제활동인구(1619만9000명) 중 취업준비자도 72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9000명 늘었다. 이중 대다수는 취업을 위해 학원·기관 등에서 수업을 받는 사람이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으로 발표한 5만9000개 단기 일자리는 10월 중순 진행했던 이번 고용동향 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빈현준 통계청 사회통계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자수 증가 폭만 보면 흐름상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개선 여지 보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봤을 땐 전체 고용율이 9개월 연속 내리는 등 고용 상황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래 어려웠던 40대에 이어 고용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50대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전체 실업자 증가와 실업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러나 (안정적인) 상용직이 늘고 주 취업연령인 20대 후반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면에선 일부 개선 모습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8년 10월 고용동향.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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