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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 택배를'…SK이노, 최태원 '공유인프라' 본격 실현

남궁민관 기자I 2018.03.27 17:02:39

4개월간 상상프로젝트 통해 주요소 활용방안 모색
올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로컬 물류 허브로 변신
이외 수상팀 검토해 향후 사업화도 추진

SK이노베이션 ‘상상 프로젝트’ 한 줄 아이디어 부문 주장원작(作) 3차 일러스트 ‘주유도 하고 택배도 찾는 드론 택배 주유소’.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국 각지에 위치한 3000여개 주유소를 택배 집하 등 물류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의 자산을 개방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높이자는 공유인프라를 내세운 바 있으며, 이번 SK이노베이션의 계획은 이를 현실화하는 첫 모델이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7일 서울 종로 SK사옥에서 상상프로젝트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에너지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및 공유 인프라 실천의 일환으로 지난 4개월여간 상상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SK에너지 주유소를 ‘O2O 서비스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바꿔 나가기로 한 것이다.

상상프로젝트에는 비즈니스 모델 부문에서 300건, 아이디어 부문에서 680건 등 총 98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한줄 아이디어 공모에는 총 8430건이 접수돼 전체적으로 1만여건 가까이 접수됐다.

비즈니스 모델 부문 300여건은 주로 SK주유소가 주요 생활 거점에 있는 전국 최다 주유소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점이 부각돼 △택배 배송, 간편 조리식 배달, 지역 세탁소와 연계한 세탁물 접수·수령, 실버 택배 등을 위한 지역 물류거점 △ICT 및 에너지 관련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주유소로의 변화 △유휴공간을 활용한 주차장 운영 또는 중고물품 거래 등 다양한 내용이 접수됐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을 고려해 밀킷(간편 조리식) 배송·공급, 세탁물 접수·수령, 스마트 페이먼트 등 우수상 3팀과 장려상 5팀을 포함한 총 8팀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향후 수상팀들과 사업화 여부를 검토하고 이르면 올해 중 사업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당장 올해부터 주유소의 ‘로컬 물류 허브화’를 추진한다. SK에너지는 지난 21일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과 함께 전국 SK주유소를 지역 물류 거점화해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추진 협약을 맺었다.

양사간 협약이 구체화되면 택배가 필요한 기업이나 일반 고객은 지금까지와 달리 택배 시설에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회사에 접수 후 길게는 하루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다. 협력관계를 맺은 중간 배송 전문업체에 택배 접수를 하면 1시간 이내에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해 주유소에 보관하게 되고, 택배회사는 정해진 시간에 주유소를 방문, 택배 수거 및 배송을 시작하게 된다.

이와 함께 SK에너지는 신에너지와 ICT 기술이 융복합된 ‘미래형 주유소’ 전략도 동시에 추진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고객 관리 및 차량 정보 솔루션 제공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차세대 차량용 충전시설 구축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카 연계를 통한 스마트 결제 도입 △고객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스크린 설치 등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상상프로젝트를 통해 주유소가 갖고 있는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지속적인 공유인프라 추진을 통해 주유소를 딥체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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