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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불출마로 불붙은 지선 레이스…與, 수도권 싹쓸이?

유태환 기자I 2017.12.19 17:13:42

수도권 一與多野 구도면 싹쓸이 확실시 전망
與 ''경선 곧 본선'' 후보 넘쳐·인물난 野, 대비도
야권연대 및 단일화 전략 아직은 가능성 정도
與 "최강 형태, 통합…안 되도 연댄 할 것" 경계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선거체험실에서 관계자들이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D-180일을 하루 앞두고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충남지사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 현재로서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지난 18일 ‘2017년도 송년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해 지방선거 레이스에 본격적인 불을 붙인 모양새다. 대선 뒤부터 기정사실로 언급돼오긴 했지만 안 지사의 공식 불출마 선언으로 충남 지역은 물론 민심의 가늠자인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잠룡들에 다시 한 번 이목이 쏠리는 형국이다. 현재 수도권의 세 광역시도지사 중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은 박원순 서울시장 한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권교체 이후 각각 70%와 50%를 넘나드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수도권 싹쓸이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과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를 현역으로 두고 있는 야권은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서 어떻게든 여당의 독주를 막는 것이 숙제가 됐다.

◇후보군 넘치는 與, 인물난 野…一與多野 극복할까

민주당 내에서는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후보군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현역 의원들이 이미 뛰기 시작해 그 열기가 뜨겁다.

여당에서는 박 시장 3선 도전에 대해 ‘공식 선언’만 남겨놨다는 분위기다. 일부 주변 참모들이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선을 통한 여의도 입성과 당권 도전 등에 대해서도 조언했다는 후문이지만 본인 스스로 이미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서는 민병두·박영선·전현희 의원 등이 사실상 경선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일부에서는 “서울시 내 각 당원협의회 송년회마다 세 의원이 돌아가면서 얼굴을 비추고 있다”라는 말도 나온다.

아직 공식 행보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3선의 우상호·이인영 의원도 하마평에 오른다. 다만 86(80년대 학번 60년대 생) 운동권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과 부의장을 지낸 두 의원의 지지기반 등을 고려하면 동시에 시장직을 향해 뛰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에서 가장 큰 인물난(難)을 겪는 가운데 공식적으로 출마 행보를 보이는 중량급 후보조차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제1야당인 한국당에서는 2011년 재보선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나경원 의원의 재도전 필요성 정도가 잊을만하면 다시 언급되고 있다. 홍정욱 전 의원 영입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는 각각 현 대표인 안철수·유승민 두 명의 대권주자급에 대한 등판 요구가 일부에서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는 평가다.

◇야권, 선거연대 시나리오도…아직은 가능성 작아

경기지사 선거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현역인 남 지사와 공방을 벌이면서 선거전이 일찌감치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남 지사와 이 시장은 19일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문 대통령 방중평가와 청년 정책 등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고, 평소에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설전을 주고받는다. 이는 당 지지율이 한자릿수 대에 불과한 남 지사와 당내 경선을 넘어 현역을 꺾어야 하는 이 시장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시장은 민주당에서 출마가 점쳐지는 친문(親文) 핵심 중 핵심 전해철 의원과 맞붙을 공산이 크다. 경기도당위원장인 전 의원은 문 대통령과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 이후로 ‘3철’로 불리면서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혀오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전도 뜨겁다. 여당에서는 유 시장에 대한 도전자로 인천시당위원장인 박남춘 의원과 ‘인천 남동구을’에서 내리 재선을 한 윤관석 의원이 거론된다. ‘인천 부평구갑’에서 재선을 지낸 문병호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서는 후보군 중 하나로 언급된다.

한편 야권의 고전이 예상되는 탓에 서울시장은 국민의당으로, 경기와 인천에는 각각 현역인 바른정당과 한국당으로 최소한 후보 연대를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이 시장도 이날 “(야권의) 최강의 형태는 아마 통합일 테고 안 되더라도 연대는 할 것”이라고 하는 등 여당은 야권연대 파장을 일찌감치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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