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이데일리 김재은 유선준 채상우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9일째인 24일 오후. 희생자 수가 171명에 달하지만 정부는 서울 합동분향소 설치에 뒷짐만 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뒤늦게 마련된 임시 합동분향소를 다녀간 조문객은 이틀이 채 안 돼 3만명에 육박하는 등 추모열기는 뜨겁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전국에 설치하도록 안전행정부에 지시했다.
하지만 24일 <이데일리>조사 결과 안전행정부는 전국은 커녕 1000만명이 거주하는 서울시 합동분향소에 대해서도 구체적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
김항섭 안전행정부 사회통합지원과장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여건이 안 됐다고 생각해 관망 중이다. 아직은 합동분향소에 대해 구체적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고, 아직 실종자 가족 중 실종자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되면 설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안행부 눈치를 보고 있다. 오형철 서울시 행정국 총무과장은 “안행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대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는데, 아직 그런 방침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서울시는 안행부가 설치하겠다면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백성현 경기도 합동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아직 구체적 움직임이 없지만, 유족이 원한다면 (서울 등) 분향소 설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다만 영정사진과 위패를 모시려면 유가족 동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서울시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트위터리안 ‘Kimxxx’는 “세월호에서 참담하게 희생된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 서울에 분향소 한 곳이라도 세워 주시면 안될까요? 안산까지 가지 못하는 서울 시민을 위해서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서울에도 분향소가 있으면 좋겠다. 안산까지 못 가는 분들 많은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러한 정부의 늑장대응에 분노하는 이들도 있다. 트위터리안 ‘FoseiXXX’는 “이해가 안 가네요. 서울역에 분향소 설치하는 게 그렇게 힘들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인가요”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로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공식적으로 분향소가 차려진 곳은 안산 올림픽기념관과 인천 국제성모병원 두 곳이다. 23일 설치된 올림픽기념관에는 24일 오후 5시 현재 2만8700명이 넘는 조문객이 방문했다. 지난 22일 일반인 희생자를 위해 설치된 국제성모병원 합동분향소는 비교적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24일 오후 1시까지 약 2100명의 조문객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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