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5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 대행 측과 얘기를 하고 직접 의사도 타진을 해봤는데 (대권 도전을) 안 한다고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정치와 본인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대행이 최근 ‘마지막 소명’을 얘기한 것은 말 그대로 이번 조기 대선 때까지 본인의 역할을 다하는 측면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은 최근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 이후 정국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면서 최근 한덕수 대망론은 더욱 힘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 대행은 과거 김영삼 정부부터 윤석열 정부까지 5개 정부에서 2번의 국무총리직을 포함해 고위직을 수차례 역임한 엘리트 관료 출신으로 통한다. 국제 경제 전문가 출신인 그는 주미대사 경력을 통해 외교 무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점에서 최대 현안인 대미 통상 등 외교무대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 원수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권에 상관없이 실용적이고 협치 중심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온건 보수층과 중도층에 소구력을 갖춘 후보라는 평가가 보수진영에서도 나왔다. 영남 정당에서 호남권 출신 후보라는 점도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 절반에 해당하는 54명은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추대 연판장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 대행이 불출마를 결심하면서 보수진영에서 노리던 향후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빅텐트는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대선 불출마, 유승민 전 의원의 경선 포기에 이어 일부 의원들의 ‘한덕수 띄우기’로 국민의힘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며 컨벤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한다는 당내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국민의힘 주요 대권 후보들이 단일화를 안 한다고 블러핑을 하는 상황에서 한 대행이 출마 여부를 밝히기 애매할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당장 일부 의원들의 추대 연판장을 만들었다지만, 과연 최종 당 후보가 정해지면 이미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후보를 바꾸자는 반란세력의 수괴 역할을 누가할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행의 행보를 보면 지금 군불을 떼서 꽃가마를 태워 가길 원하는 것 같다”며 “당장 국민들이 아예 예상을 못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측면에서 지지율이 올랐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