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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상을 공동 수상한 팔레스타인 출신 함단 발랄 감독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자택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 그는 수상작인 ‘다른 땅은 없다’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집과 땅을 빼앗기는 현실을 그려냈다.
또다른 수상자인 바젤 아드라 감독은 CNN에 발랄 감독의 전화를 받고 그의 자택을 향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착했을 때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집 앞에 모여 있었으며 일부는 돌을 던지고 있었다고 설명한 뒤, 발랄 감독과 함께 최소 1명이 사람들에 의해 끌려가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유발 아브라함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건을 직접 목격하진 않았으나 이스라엘 정착민 한 무리가 발랄 감독을 공격했으며, 이후 이스라엘군이 그를 체포해갔다고 밝혔다. 그는 “발랄 감독은 머리와 복부에 부상을 입었으며, 구급차가 온 뒤 군인들이 그를 끌고 갔다. 이후로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스라엘군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서로에게 돌을 던지며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충돌은 일부 테러리스트가 이스라엘 시민들에게 돌을 던지면서 차량이 파손되면서 발발했다고 설명했다. 돌을 던진 팔레스타인 주민 3명과 이스라엘 정착민 1명은 심문을 위해 연행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아드라 감독은 CNN에 이스라엘 군인과 경찰이 집 밖에 있었으며, 군인들이 가까이 다가오려는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있었다고도 지적했다. 발랄 감독이 폭행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접근하려던 사람들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CNN은 팔레스타인 농부 출신인 발랄 감독이 과거에도 이스라엘 정착민로부터 협박과 위협을 받은 적이 있었으며,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이후 공격이 심화했다고 짚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활동가는 “우리는 차를 타고 도망치려 했지만 그들이 막대기로 때렸다. 차량 창문들을 부수고 타이어를 찢었다”고 말했다. 차량 대시캠 영상에선 가면을 쓴 인물이 바위로 차량 앞 유리를 가격하는 모습과 차량 내부에 깨진 유리가 흩어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같은 그룹의 활동가인 조시 키멜만은 “이스라일 군인들이 사건을 목격했고 우리는 그들에게 공격당했다고 했지만, 그들은 괜찮을 것이라며 우리 옆에 서있을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