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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47~142.49엔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대비 0.6엔 상승한 가격이다. 개장 직후인 9시 1분엔 달러·엔 환율은 뉴욕시장 대비 상승폭을 키워 142.86~142.87엔에 거래됐다.
연준의 50bp 금리 인하로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도 환율이 하락한 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05% 오른 100.970으로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엔 0.5% 급락해 2023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인 100.21까지 밀렸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달러인덱스가 상승 전환했다. 파월 의장이 향후 금리 인하 및 그 폭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예고하며 ‘매파적 빅컷’이란 견해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11월과 12월 남은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각각 25bp씩 점진적 금리 인하가 예측된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하락에 자신감을 내비친 것도 미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져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달러·엔 환율도 달러인덱스와 함께 움직였다. 장중 한때 140.40엔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낙폭을 줄여 142. 2~142.3엔에 거래를 마쳤다. FOMC 전과 비교하면 소폭 엔저 방향으로 기운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도 지속됐다. 닛케이는 “연준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였고 50bp 인하 역시 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엔화 매입·달러화 매도 수요보다 이익 실현 목적의 엔화 매도·달러화 매입 수요가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투기세력의 엔화 매수 포지션 정리도 엔화 약세 흐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엔화 매수는 5만 5770계약, 약 7000억엔(약 6조 533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10월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외에도 실수요 측면에서 수입업체들의 엔화 매도·달러화 매입 주문이 상승 압박을 가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 장기금리 격차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 주요 인사들이 최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잇따라 시사한 것도 엔화 강세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BOJ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물량이 다시 한 번 쏟아져 변동성이 확대, 글로벌 증시 폭락을 야기한 지난달 초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게 될 영향은 연준의 빅컷보다 BOJ의 정책 스탠스에 달렸다는 의미다.
외신들은 BOJ가 이날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한다며 “금리는 동결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연말 달러·엔 환율이 140엔 전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쓰비시UFJ은행의 고토 타츠로 상급 조사역은 “길었던 엔저 국면은 일단락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130~13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쓰비시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전략가는 되레 145.5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미 경제의 연착륙 기대로 미 장기금리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동시에 일본의 무역적자, 신(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에 따른 개인의 해외투자 증가,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증가, 가파르지 않은 BOJ의 긴축 기조 등으로 엔화 매도·달러화 매입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