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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다시 소환한 '혜자 도시락'…백종원과 정면 격돌

정병묵 기자I 2023.02.15 18:26:04

GS25, ''김혜자 도시락'' 재출시…‘제육볶음'' 3900원 파격가
제품 발주 기존 도시락 대비 350% 이상…역대급 기대감
편의점 도시락전쟁 1R는 15년…김혜자·백종원·혜리 각축
점심값 폭등…먹거리 지출 꺼리는 소비자들이 시장 키워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편의점 도시락 전쟁이 2라운드를 맞고 있다. 점심값 급등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 현상으로 지갑이 얇아진 고객을 잡기 위해 유명 모델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

GS25는 15일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도시락’을 출시했다. 제육볶음을 메인 반찬으로 흑미를 섞어 지은 밥을 통해 집밥의 느낌을 살렸다. 계란 프라이를 밥 위에 얹었으며 볶음김치와 어묵볶음, 떡갈비 반찬을 곁들여 엄마의 손맛을 최대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3900원에 불과하다.

모델이 GS25가 15일 출시한 ‘혜자로운 집밥 제육볶음 도시락’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GS리테일)
지난 2010년 9월 첫선을 보인 ‘김혜자 도시락’은 도시락을 편의점의 주요 상품으로 등극시킨 제품 중 하나다. 2017년 상반기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혜자롭다’ 등의 신조어를 만들며 편의점 도시락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7년의 판매기간 동안 총 40여종을 출시했으며 누적 매출액은 약 1조원에 이른다. GS25에 따르면 지난 14일 마감한 ‘김혜자 도시락’의 첫 발주량은 평소 신상품 도시락의 평균 발주량보다 35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CU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손잡고 16일 ‘백종원 트리플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하며 맞불을 놓는다. 백종원 시리즈의 대표 상품인 ‘트리플 고기 정식 도시락(5500원)’은 스테디셀러 반찬인 고추장 불고기, 간장 불고기와 마라 소스로 양념한 치킨 3종의 고기를 담아 식당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고기 정찬을 제공한다.

CU 백종원 도시락, 삼각김밥(사진=BGF리테일)
업계에서는 유명 모델을 내세운 편의점 도시락 전쟁 1라운드는 지난 2015년 이뤄졌다.

그해 CU가 ‘백종원 도시락’을, 세븐일레븐이 ‘혜리 도시락’으로 내놓으면서 경쟁이 본격 불붙은 것. 이 제품들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당시 전통적인 편의점 매출 1위 품목이었던 주류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후 방송인 신동엽, 가수 김창열, 토니안, 이찬원 도시락이 잇달아 출시되며 ‘유명인 도시락’이 편의점 주요 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이번 ‘김혜자-백종원’ 2차 전쟁은 최근 런치플레이션에 따라 도시락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반증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2%(전년 대비)로 3개월째 5%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식음료 물가가 5.8%로 치솟으면서 고객들의 외식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식당 대신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올해(1월 1일~2월 8일) CU 간편식 매출은 작년보다 22.0%나 신장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도시락 22.1%, 김밥 24.6%, 삼각김밥 33.7%, 햄버거 21.9% 증가했다. GS25의 지난해 도시락 매출 신장율은 41.2%에 달하며 올해 2월 12일까지 누적 신장율도 22.9%로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 시대가 지속하면서 품질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도시락이 많은 고객의 호응을 받고 있다”며 “백종원, 김혜자 씨는 유명세와 신뢰도를 모두 갖고있는 모델이라 두 제품의 판매 경쟁이 편의점 도시락 시장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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