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日 21일 美 22일, 기로에 선 '돈 풀기' 고육지책(종합)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정남 기자I 2016.09.19 18:33:47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美·日 통화정책결정, '긴축 선회' 여부 주목
'여전히 저성장' 통화정책 한계론 급부상중
자산가격 변동성·실물경제 타격 등 우려 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중앙은행의 ‘돈 풀기’ 고육지책이 기로에 섰다. 국가가 아무리 돈을 찍어도 세계적인 저성장 기류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등장한 양적완화(QE)는 경제학 교과서에 없는 개념이다. 중앙은행이 초단기 정책금리를 제로(0)로 만들어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게 한계로 여겨졌는데,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만기가 긴 국채 혹은 회사채를 중앙은행이 직접 사서 장기금리까지 떨어뜨리고 있다. 국가가 발행한 채권을 중앙은행이 직접 사는 건 국가 독점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L자형 불황’은 현재진행형이다. 길바닥에 돈을 흩뿌려놓으면(저금리) 사람들이 여기저기 쓸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말을 듣지 않은 것(저성장)이다. 이렇자 최근 몇년 돈 풀기를 두고 ‘이게 아닌데..’ 라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목받는 건 이런 맥락이다. 일본은행(21일)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22일)가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 기조로 선회한다면, 이는 추세적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우려되는 건 ‘비정상’이 ‘정상’으로 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각종 부작용이다.

‘여전히 저성장’ 통화정책 한계론 급부상중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의 10년만기 장기물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1.6918%를 기록했다. 미국 연준이 지난해 12월 정책금리를 올렸을 당시 10년물 금리는 2.2~2.3%였는데, 오히려 더 하락했다.

이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전망 때문이다. 10년 후 먼 미래에도 경기 반등은 없을 것이라는 심리가 퍼져있고, 이게 낮은 채권금리로 나타났다. 미국 연준이 인상 신호를 줬음에도 말이다.

미국은 양적완화의 원조 격이다. 2008년 말 5%가 넘던 정책금리를 급속히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고 양적완화까지 단행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경제는 살아나지 않으면서 통화정책은 그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5%(전기 대비) 이후 0.2~0.3%에 머물고 있다.

나중혁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저금리의 폐해’로 표현한다. 그는 “최근 금리 수준은 시장 예측치를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과거 미국은 경기가 좋아지는 과정에서 금리를 인상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저금리에도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계를 인정하고 인상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인상 때보다 지금 미국은 경제 성장 기대감이 더 낮다”고 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완화적 정책으로) 채권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과열 우려가 나올 정도로 많이 오른데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인상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시중에 돈을 뿌리는 게 성장을 가져오는 장점이 없으니, 자산가격의 거품을 만드는 단점을 차단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고채 매입 등 갖은 부양책을 동원했음에도 지난 2분기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때는 -0.4%를 기록하기도 했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미국보다 일본의 추가 부양책 여부가 더 관심”이라면서 “통화정책 한계 우려가 커지면 시장에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는 이미 이런 기류가 없지 않다. 실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7월29일 -0.2942%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0.0348%(9월16일)까지 상승했다.

자산가격 변동성·실물경제 타격 등 우려 커

문제는 ‘소방수’를 자처했던 중앙은행이 한 발 뒤로 뺄 경우 생길 부작용이다.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각종 자산가격의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실물경제의 통로 역할을 하는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어느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중앙은행의 배신’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만큼 충격이 클 수 있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이런 대외변수에 무방비로 노출돼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문제가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 우리나라도 어떻게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부동산이 무너질 경우 악영향은 불보듯 뻔하다.

금융권 한 인사는 “통화정책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 “금융시장이든 실물경제든 정책의 거대한 변화가 올 수 있는 만큼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내 금융시장 주요국 통화정책 경계감이 잔뜩 서린 모습이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5bp(1bp=0.01%포인트) 하락한 1.345%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1.0bp 상승한 1.582%에 마감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8~14일 전세계 주식자금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며 순유출 전환했다. 채권자금도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로 선진국 중심으로 순유출됐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