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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성장정체 2가지 족쇄를 끊어라, 첫 게임포럼 개최

게임메카 기자I 2014.06.26 21:03:07
△ 제 1회 대한민국 게임포럼이 열렸다


게임의 문화, 학문적인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대한민국 게임포럼이 막을 올렸다. 이번에 1회째를 맞이한 게임포럼의 결론은 ‘규제와 정체된 성장, 2가지 족쇄를 끊지 않고는 한국 게임산업의 발전은 없다’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게임학회가 주관한 제 1회 대한민국 게임포럼이 6월 26일,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에서 개최됐다. 포럼의 주제는 ‘스마트 시대의 게임 이슈’로 △ 향후 게임포럼 운영 방향 △ 게임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 △ 게임중독법을 비롯한 규제 △ 앞으로의 발전방향 등이 주요 이슈로 압축됐다.

포럼의 주 내용은 현재 게임산업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는데 집중됐다. 먼저 화두에 오른 것은 2011년에 시행된 셧다운제부터 이어져온 규제 일변도 정책이다. 엔씨소프트 권혁우 실장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호황기를 누린 게임산업은 2012년부터 갑자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2010년과 2012년 사이 온라인게임 PC방 점유율 역시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라며 “이 사이 우리 산업에 어떤 일이 벌어졌으며, 이러한 사건이 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패널들이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렇다면 게임업계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중앙대학교 이장주 교수는 ‘게임을 하면 무엇이 이득인가’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전략을 펼 것을 제안했다. 이장주 교수는 “중독은 없다라는 말보다 ‘게임을 하면 이런 점이 좋아’라거나 ‘게임으로 이런 것을 얻을 수 있다’라는 식으로 귀에 착착 감기는 이야기를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장주 교수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반박자료를 마련하는 ‘방어’와 함께 대중이 게임의 순기능을 이해하도록 돕는 ‘공격’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종수 전문위원은 좀 더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바로 게임업체 스스로가 온라인 상담 등을 활용해 게임 부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를 돕는 것이다. 전종수 위원은 “사실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상당수는 30대, 40대 성인이다. 이들은 게임을 하며 자란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좀 더 친화적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본다. 업체가 스스로 상담을 진행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게임중독법’과 같은 규제법안을 입법하는 쪽에서도 마땅한 명분을 찾기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 중앙대학교 이장주 교수(상)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종수 위원(하)


온라인도 모바일도 모두다 위기,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김성곤 국장은 “지금 게임업계의 화두는 생존이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는 것이 업체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이 아니라 내일, 더 길게는 1년 뒤에 당장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장기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것이다”라며 “산업은 미래로 가는데 규제라는 과거의 이야기에 메어있는 셈이다. 이제는 정부가 시장에 ‘안심하고 사업을 진행해도 괜찮다’는 신호를 줄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김성곤 국장


규제를 제외하고 생각해도 한국 게임산업은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업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급속하게 전환되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트랜드가 바뀌며,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제작한 온라인게임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이 줄었다.

이에 개발사는 모바일로 전환하는데 너무나 업체들이 많아지며 무한경쟁모드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택하게 된 생존전략이 성공한 작품의 핵심 요소를 뽑아낸 ‘그렇고 그런’ 게임을 빠르게 찍어내 치고 빠지는 것이었다. 독창성과 개성이 없는 작품들은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고, 국내 모바일게임은 철저히 한국시장 내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즉, 그 동안 한국의 최대 강점이었던 온라인게임은 국내에서 더 이상 탄력을 받지 못해 죽고 있고, 쏟아져 나오는 모바일게임은 외국에서는 통하지 않아 수출할 수 없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글로벌게임협동조합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마상소프트 강삼석 대표는 “한국의 경우 모바일에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생기고 있다. 한국시장만을 바라보고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 거기서도 상위 몇 종만 이득을 챙기고 나머지는 허덕이는 상황이다”라며 “또한 온라인게임 수출시장으로 손꼽히는 동남아시아도 지금은 중국게임이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업계의 현실을 짚었다.

△ 글로벌게임협동조합 강삼석 이사장


기관 관계자가 아니라 업계의 일인으로서의 의견을 전한다고 밝힌 한국콘텐츠진흥원 권택민 부원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새로운 영역을 선점할 것을 제안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권택민 부원장


권택민 부원장은 “모바일의 경우 해외에서 먼저 선점하고 이를 한국이 따라가는 입장이 되었다. 그 결과가 현재의 처참한 현실이다”라며 “따라서 뜨고 있는 혁신 기술을 먼저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오감을 자극하는 가상현실 헤드셋이다. 최근 해외에서는 VR 특허 확보가 2011년부터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니나 오큘러스 리프트 등의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즉, 온라인게임 산업화에 첨병 역할을 했던 것처럼 새로운 분야에 대한 주도권을 먼저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 기사는 게임전문매체 게임메카(www.gamemeca.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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