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제조업체들은 맥주 맛을 낸 저가 주류의 맥아 비율을 높여 법적으로 ‘정통 맥주’로 분류되게 하는 방식으로 고객 이탈 막기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은 1000원대 자체브랜드(PB) 맥주를 앞세워 공세를 펴고 있다. 주류세 개편을 계기로 소비 행태가 바뀌면서 일본 맥주업계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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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달 1일 주세법 개정으로 맥주류의 세금을 하나로 통일한다. 정통 맥주와 발포주, 제3맥주 모두 350㎖당 세액이 54.25엔(약 474원)으로 같아진다. 정통 맥주는 63.35엔(약 553원)에서 약 14% 내려가지만, 발포주와 제3맥주는 46.99엔(약 411원)에서 약 15% 오른다.
발포주는 맥아 비율이 50% 미만인 술이고, 제3맥주는 맥아 대신 다른 원료를 쓰거나 발포주에 증류주를 섞어 맥주 맛을 낸 술이다. 정통 맥주보다 세율이 낮아 가격을 억제할 수 있었던 덕분에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맥주류 세율 일원화에 나서면서 2020년과 2023년 제3맥주 세율이 잇따라 올랐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이번에 또 한 차례 세율 인상을 맞게 된 것이다.
유통 현장에선 막바지 사재기 수요를 겨냥한 판촉이 한창이다.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이온리테일은 주류 매장에 “지금이 대량 구매 찬스”라는 안내문을 걸고 세일에 들어갔다. 증세를 앞둔 발포주 등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 4월로 예정된 식료품 소비세 감세도 시장을 바꿀 수 있는 변수다. 주류는 현행 경감세율 대상이 아니며 내년 감세 대상에서도 빠질 전망이다. 소비세율이 1%가 되는 식품과 달리 주류는 10%가 유지되는 만큼, 소비자들이 주류를 비싸다고 느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간판 바꿔 단 서민 맥주…“증세분 외엔 가격 그대로”
맥주업체들은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정통 맥주 판촉에 힘을 쏟는 한편, 제3맥주 주력 브랜드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맥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맥아 사용 비율 등 제품 사양을 바꿔 정통 맥주의 정의에 맞추는 것이다. 기린맥주 ‘혼기린’, 아사히맥주 ‘클리어아사히’, 삿포로맥주 ‘골드스타’ 등이 대상이다.
특히 산토리는 제3맥주 1위 브랜드인 ‘긴무기’의 맥주화에 회사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업체들 가운데 가장 먼저 다음달 6일부터 긴무기를 맥주로 판매한다. 산토리는 긴무기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데일리 맥주’로 자리매김해 절약형 수요를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기린 ‘이치방시보리’, 자사 ‘산토리 나마’ 등 대표 맥주 브랜드보다 싸게 판다.
업체들은 맥주로 바뀌더라도 증세분 외에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맥주가 됐다’는 부가가치를 높이 사는 소비자는 지갑을 열겠지만, 증세분만큼 가계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닛케이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욱 민감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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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틈을 파고드는 것이 유통업체들의 저가 PB 맥주다. 해외 공장에 생산을 맡긴 신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형 생활용품 매장체인 카인즈는 지난 4월 말부터 PB 제품 ‘황금 라거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한 캔 330㎖로 제조사 제품보다 조금 작지만 138엔(약 1206원)이라는 싼 가격을 내세웠고, 지난달 누적 판매량 100만캔을 돌파했다.
이토요카도도 지난 16일부터 330㎖ 한 캔에 173엔(약 1511원)인 PB ‘세븐 더 프라이스 라거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제 개편 이후엔 가격을 162엔(약 1415원)으로 약 6% 더 내릴 방침이다.
대형 업체들은 가격 경쟁보다 브랜드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사히는 정통 맥주 감세를 순풍 삼아 ‘슈퍼드라이’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고, 기린과 삿포로도 각각 ‘이치방시보리’와 ‘구로라벨’ 등 주력 맥주 브랜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닛케이는 “제조사로선 가격 경쟁이라는 소모전에서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 본심이겠지만, 역풍을 맞은 절약형 소비자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주류 세제 개편은 주류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