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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없는 '명문학군'…게 눈 감추듯 사라지는 강남·목동 급매물

박지애 기자I 2023.10.18 18:17:17

강남·목동 등 부동산 침체기에도 아파트값 상승세 가팔라
"교육 우월지역과 열등지역 격차 더 벌어져…양극화 심화"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40대 윤 모 씨는 최근 부동산 침체기를 틈타 아이들 학군이 좋은 상급지로 갈아타기를 위해 서울 목동 내 급매로 나온 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윤 씨는 집이 팔리면 바로 이사하려고 자금도 마련한 상황이지만 집이 팔리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공인중개소에 연락하면 주인이 매물을 거두거나 급매물이 바로 사라지고 있어서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다시 적체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과 목동 등 주요 학군지는 게 눈 감추듯 급매물을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전·월세 수요가 꾸준한데다 학군 수요가 받쳐주는 만큼 매맷값도 다른 지역보다 일반적으로 높다. 자녀 교육이 끝나면 원래 살던 지역으로 돌아가는 경향도 있어 거래량도 많은 편이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과 목동 등 주요 학군지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오히려 상승세가 가팔라 ‘학군 불패’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며 부동산 시장의 ‘블루칩’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이슈에 학군지로 입지까지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강남과 목동 등은 부동산 침체기에도 연일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목동 7단지 전용면적 74㎡는 지난달 14억 6000억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는데 이는 올해 2월 12억 7000억원에 거래된 것에 비교하면 2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압구정 현대 8차는 전용 177㎡가 지난달 53억 7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올해 3월 같은 평형이 41억 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12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비슷한 시기 1900여가구의 대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구로구 한마을 아파트는 전용 80㎡가 지난달 6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올해 3월 거래된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노원구 상계주공 전용 58㎡도 올해 6월 4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올해 2월 3억 9000만원에 비해선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지만 지난해 6억원대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하락폭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긴 추석 연휴가 포함돼 상승폭이 줄었던 지난달 서울시내 주요 학군지인 강남과 목동 등은 0.7%(송파구), 0.46%(강남구), 양천구(0.52%) 등의 상승폭을 보인 반면 강북구는 이 기간 0.04%, 동작구는 0.06%의 상승세를 보이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서울 양천구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같은 지역에서 평수를 옮기려는 문의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오려는 문의가 체감할 정도로 많이 늘었다. 급매물은 나오면 바로 팔리는 상황이다”며 “그나마 최근 이 지역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급매물도 한두 달 전과 비교하면 매물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저출산 시대에 학군지는 더 중요해질 것이다”며 “교육 우월지역과 열등지역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역별 양극화가 나타나듯 학군에 따라 ‘극과 극’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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