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 하나로 러시아 꺾었다… 우크라 테니스 선수, 눈물의 소감

송혜수 기자I 2022.03.02 15:54:28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러시아 선수를 꺾는 순간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날 스비톨리나는 만감이 교차한 듯 울먹이며 경기 후 소감을 전했다.

2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대회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우크라이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가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포타보바를 상대로 승리했다. 이날 스비톨리나는 국기 색상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스비톨리나는 2일 (현지시각)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WTA 투어 GNP 인슈어런스오픈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러시아의 아나스타시야 포타포바를 세트 스코어 2대0(6-2 6-1)을 기록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번 대회를 통해 받게 될 상금 전액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기부하겠다”라며 “우리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스비톨리나의 소감에 관중석에서는 큰 함성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가 펄럭였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만 1000달러(약 3700만 원)다.

당초 스비톨리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항의 차원으로 러시아 선수와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WTA 투어가 러시아 선수의 국가명 사용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면서 경기 출전을 독려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에 스비톨리나는 입장을 바꾸고 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떠오르는 노란색 상의와 파란색 하의를 입고 코트에 올랐다. 이어 힘차게 라켓을 휘두르며 경기를 진행했고 그 어느 때보다 값진 16강 진출 기회를 따냈다.

스비톨리나는 “이번 대회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슬픈 마음이 들지만 테니스 대회 참가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해달라고 알리는 것이 내가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모국에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스비톨리나는 “모국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매일 두렵고,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내 마음에 피가 흐르는 것이 멈추지 않는다”라며 “자랑스러운 우크라이나. 모든 마음과 기도를 담는다”라며 기도의 마음을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하자 스포츠계에선 러시아전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다.

지난달 28일 국제펜싱연맹 남자 플뢰레 월드컵 단체전에서 러시아와 대결을 앞둔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경기 포기 선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 하는 운동복을 입고 경기장에 등장해 “전쟁을 멈춰라. 우크라이나를 구하라. 유럽을 구하라”는 문구를 들고 항의했다.

당사국이 아닌 국가에서도 러시아전 보이콧에 동참했다. 폴란드, 스웨덴, 체코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플레이오프(PO)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잉글랜드축구협회, 폴란드배구협회 등과 한국 컬링팀이 러시아전 보이콧을 선언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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