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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CP(콘텐츠 제공업체)들이 국내 통신망을 공짜로 이용해 논란인 가운데, 내년 대선 전 ‘망이용대가 공정화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될지 관심이다. 전혜숙, 김영식, 이원욱, 김상희 등 국회 과방위 의원들이 잇따라 관련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넷플릭스가 성실 협상을 약속했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어 여야 할 것 없이 법 제정에 대해 공감대가 있다”면서 “법안들을 병합 심사하면서 조문에서 다양한 대가 지급 방식을 제한하지 않도록 다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1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임시국회 때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불공정 행위 금지(계약 체결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위 금지)△이용자 보호 △정부의 실태조사 권한 명시 등이 될 전망이다.
미국법과 달리 넷플릭스 접속 차단 못하는 한국
국회에서도 부가통신사업자(인터넷 기업)에게 망이용대가와 관련된 계약 체결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법안을 세계 최초로 만드는데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통신사간 협상에서 국내 통신사가 불리한 국내 정책 환경 △법 통과시 구글과 넷플릭스외에는 다른 인터넷 기업들은 달라질 점이 없다는 점으로 인해 통과 가능성이 작지 않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트래픽을 처리하면서 트래픽이 급증한 레벨3와 컴캐스트가 망이용대가를 두고 싸울 때컴캐스트가 접속을 끊을 수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접속 역무가 기간통신사업이어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사이에 700억원 대 망대가 분쟁이 있어도 끊지 못한다”며, 구글·넷플릭스에 비해 불리한 협상 환경을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아카마이(Akamai)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이용하다 레벨3(Level3)로 2010년 말 사업자를 옮겼는데, 레벨3에서 넷플릭스 트래픽이 증가하자 컴캐스트는 레벨3에 트래픽 증가에 따른 대가 지급을 요구했고 레벨3는 거부했다. 이후 3년 동안 접속 중단에 따른 혼잡 등 이용자 피해가 발생했다. 결국 2013년 7월, 넷플릭스는 레벨3를 통해 컴캐스트에 100Gbps 회선 2개를 추가로 연결하면서 컴캐스트에 망대가를 냈고 분쟁이 마무리됐다.
법안 통과시 구글, 넷플릭스만 대상
그러나 세상에 공짜망은 없다고 하더라도, 많은 인터넷 기업이 규율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국회는 서비스안정성 확보 의무기업인 구글과 넷플릭스,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 콘텐츠웨이브(올해 트래픽 기준 6개사·1일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동시에 국내 발생 트래픽이 국내 총 트래픽 1% 이상인 사업자)정도만 법안의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중 현재 망이용대가를 내지 않는 기업은 구글과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트래픽은 적지만 디즈니+, 애플tv+ 등도 내고 있다.
조 교수는 “국내 ISP(통신사)들이 글로벌 빅테크들과 협상하기 어려운 환경이어서 국회가 법 제정까지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다만, CP와 ISP간 망이용대가 계약에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도매 거래에서 거래 조건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법 조문이 이를 방해해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