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4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싹쓸이했다. 접전지역을 사수하면 상원은 지킬 수 있으리라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민주당은 공화당의 승리를 쓰린 속으로 지켜봐야 했다. 딱 8년 만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처지가 뒤바뀌며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뚜껑 열어보니 민주 참패‥8년 만에 처지 뒤바꾼 민주-공화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은 공화당이 이날 치러진 하원선거에서 250석을 얻어 185석에 그친 민주당에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은 이번 선거로 하원 의석수가 종전보다 더 늘어났다.
공화당은 관심이 집중됐던 상원에서도 일찌감치 과반을 넘는 52석을 확보했다. 2곳이 경합 중이라 공화당 의석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애초 36석의 상원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경합지역은 13곳 정도로 분류됐다. 10곳은 민주당, 3곳은 공화당 지역구다.
100명의 상원의원 가운데 55명이던 민주당은 오차범위 초접전을 펼치고 있는 아이오와, 콜로라도, 캔자스주(州) 등에서 이기면 상원다수당 지위를 지킬 수 있어 사활을 걸었다.그러나 개표결과는 공화당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표심(票心)은 민주당을 외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지난 2006년 수모를 고스란히 되갚게 됐다. 당시 조지 W. 부시 공화당 정부는 민주당에 상·하 양원을 모두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정확히 8년 만에 양당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집권 6년차 약발 떨어진 오바마
사실 공화당의 승리, 민주당 패배는 예견된 결과다. 선거를 앞두고 미국 유력언론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을 70%, 워싱턴포스트(WP)는 95%로 전망했다. 이는 하나 마나한 게임이란 것이다. 중간선거 자체가 집권당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어 집권여당이 불리하다. 게다가 집권 6년 차를 맞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실망감도 크기 때문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오바마정부에 대한 민심은 더 차가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슬람 급진 테러세력 ‘이슬람 국가(IS)’가 세력을 키우는 가운데 오바마 정부가 소극적 대응에 나서며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선거 막판 에볼라 사태마저 터져 오바마 정부에 표를 갉아먹었다.
NBC는 출구조사 결과 54%가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하는 성과에 동의하지 못했고 79%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오바마에)반대했다고 전했다.
경제 강조한 오바마‥‘반쪽짜리 경제회복’ 치명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자연스레 경제성과를 집중 부각했다. 외교나 보건 분야에서 잃어버린 점수를 만회하려는 의도에서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10%를 웃돌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 9월에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인 5.9%로 떨어졌다. 주가는 두배 이상 올랐다. 미국 중간선거를 하루 앞둔 3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과 첫 회동을 한 것도 자신의 경제적 치적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미국민은 오바마와는 생각이 달랐다. 체감경기가 싸늘하기 때문이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13년 미 가계소득의 중간값은 5만2000만달러(약 5634만원)로 집계됐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2007년보다 8% 줄었다.
미국 신규 일자리는 2010년 2월 이후 절반에 가까운 44%가 비정규직이었다. 지표상 경기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서민과 중산층은 느끼지 못한 ‘반쪽짜리 경제회복’이었던 셈이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6년간 이어진 돈 풀기가 부자 지갑만 불렸다는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10년 새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월급쟁이들은 전혀 수혜를 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